시사

시사 > 전체기사

입 닫은 조국 일가… 정당한 권리인가, 고위층 법기술인가

조국 가족, 재판서 같은 태도 고수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반복되는 증언·진술 거부를 두고 ‘정당한 권리의 재확인’이라는 평가와 ‘사회 고위층의 법 기술’이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대목은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주장하고 있는 ‘전면적인 증언·진술거부권’ 허용 여부다. 법조계 의견은 분분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17일 열린 공판에서 정 교수 측은 검찰의 피고인 신문 요청에 대해 “전면적인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진술했고 관련 증거도 확보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교수 측은 “답변하지 않겠다는 데도 반복적으로 질문을 계속하는 건 간접적인 진술 강요”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실체 진실 발견에 필요한 절차이고, 유리한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어 무조건 피고인에게 불리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씨름은 조 전 장관의 증인신문기일로 열린 지난 3일 정 교수 공판, 정 교수와 아들 조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 15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공판에서 같은 구도로 반복됐다. 조 전 장관 일가는 각 공판에서 ‘자기나 친족이 형사소추당하거나 유죄 판결 받을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148조를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형사소송법 148조가 설정한 증언 거부의 범위는 불이익한 경우”라며 전면적인 증언 거부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 교수는 “같거나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는 것은 증언거부권 침해지만, 다양한 질문을 하는 것은 검사에게 보장된 권리”라고 설명했다.

반면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증언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경우 검찰의 질문은 일방적 의견이 될 뿐”이라며 “검찰에게 증인신문 대신 PT변론을 하게 하는 등 별도의 기회를 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사건을 통해 그동안 피고인·피의자를 압박해 진술하도록 하는 검찰의 관행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경심 교수가 재판 도중 건강 이상을 호소하다가 쓰러져 119구조대에 의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 공판에서는 정 교수가 실신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 교수 측은 “피고인이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다. 구역질이 나올 것 같다고 한다”며 궐석재판을 요청했다. 정 교수는 재판부의 퇴정 허락을 얻어 피고인석에서 일어나다가 갑자기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사고 후 반시간쯤 지난 뒤에야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이 후송 과정을 사진으로 찍지 말라고 막아서면서 취재진과 10여분간 실랑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 교수 측은 “뇌신경계 문제로 정기적으로 치료받아온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검찰 수사 중 정 교수의 입원 상황을 언급하며 “제발 이번에는 병원을 찾지 말아 달라. 잠시라도 방해받지 않고 치료받게 해 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정경심 “연세대 합격했으면 좋겠는데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