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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박덕흠 막기 위한 ‘이해충돌방지법’ 시급하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그가 국회의원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겼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건설회사 대표 출신의 박 의원은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을 거쳐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아들과 형 등 그의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들이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수주받은 공사 규모가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임기 초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다 2015년 이후 줄곧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박 의원 일가 건설사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상임위다. 더구나 그는 상임위 간사를 맡았었다. 위원회 간사는 교섭단체를 대표해 의사일정, 법안처리 일정을 협의하고 확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 지위를 이용해 박 의원이 암묵적으로 피감기관에 압력을 넣었을 수도 있고, 피감기관들이 알아서 일감을 몰아줬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의원은 “단 한 번도 사리사욕을 위해 제 권한을 사용한 적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공사 수주액이 지나치게 많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 의원은 상임위를 환경노동위원회로 바꿨다.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다. 그는 직권남용과 부패방지법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의혹의 정도가 중대한 만큼 수사 당국은 철저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박 의원은 물론 국민의힘도 조속한 진실 규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믿는다.

국회의원 직분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 그러라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사익의 도구로 오용한다면 더 이상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국회의원 직을 책임의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마찬가지다. 돈과 권력, 하나에 만족하지 못하고 둘 다 좇다 패가망신한 사례가 허다하다.

그동안 국회의원 이해충돌을 막기 위한 입법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기득권의 높은 벽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다. 그 결과가 박 의원 사례로 나타난 것이다. 국회의원이 상임위 활동과 예산안·법안 심사 등의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경우는 일일이 헤아릴 수조차 없다. 그런데도 이를 규제하지 않는 건 고양이에게 계속 생선을 맡기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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