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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지킴이’ ‘檢 개혁 수호’ 40대 콘크리트 지지자들

추미애 아들 의혹·인국공 사태 등 잇단 ‘여권발 악재’에도 동요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체 연령대 중에서 40대로부터 가장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부동산 가격 급등,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 등 최근 잇따른 여권발 악재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여전히 4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10월 ‘조국 사태’ 당시엔 40%선이 무너졌지만 지금은 1차 방어선인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41.1%)을 지켜내는 형국이다. 물론 여러 여론조사에서 최근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일부 변동 폭이 커졌지만 그럼에도 전체 지지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문재인정부 출범 때부터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견고하게 지지해온 40대 유권자들이 받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어떤 악재에도 이른바 지지를 거두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도 불리는 지지세력이 있다는 얘기다.

20대의 경우 지난해 조국 사태,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논란과 추 장관 아들 의혹 등을 거치면서 정부에 대한 지지 철회가 눈에 띄게 늘었다. 30대는 핵심 지지층이긴 하지만 부동산 대책 등 개별 이슈에 따라 큰 폭의 지지율 변동이 감지된다.

반면 40대는 2030세대와는 달리 ‘단일 대오’를 유지하며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50% 이상 지지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 지킴이’,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의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反)권위주의·반기득권 캐치프레이즈에 열광했던 현 40대의 향수, 2030세대와 달리 공정성 논란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보이는 측면, 기득권 및 주류 교체 열망을 현실화하겠다는 강력한 욕구, 보수세력에 대한 강한 비토 성향 등을 이유로 보고 있다.


노무현의 반권위주의 향수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5%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와 동률을 이뤘다.

집값 상승 여파와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논란이 겹친 8월 둘째주에 문 대통령 지지율은 39%로 추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5주 연속 4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가 열리자마자 국민의힘이 추 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을 놓고 파상공세를 벌였음에도 큰 변동이 없었다.

주목할 것은 40대 연령층의 움직임이다.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의 최근 20주 여론조사(5월 첫째주~9월 셋째주) 추이를 살펴본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40대의 긍정평가가 5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8월 둘째주(47%) 한 차례뿐이었다. 20주간 40대는 50%대 중반 이상의 높은 지지를 보냈고,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5월 첫째주엔 무려 8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40대와 함께 70%대 지지를 보내던 30대는 변동성이 커졌지만 40대 지지율은 고점에서 상대적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내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0일 “여론조사를 보면 30대는 40대와 비슷하다가, 더 떨어지기도 하다가 오락가락한다”면서 “하지만 40대는 동요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보다 기득권 보수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낮다”고 분석했다.

청년기에 형성된 40대의 정치의식이 문재인정부와 심리적으로 동질성을 띠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그의 비극적 결말을 지키지 못했다는 트라우마, 그가 평생 갈망했던 구체제 혁신의 과제를 문재인정부가 계승했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40대는 대학 학번으로 보면 91~00학번에 해당한다. 이들은 학생운동의 절정기가 끝나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되던 시점에 대학에 입학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과 노 전 대통령의 기득권 타파 주장에 지지를 보냈고, 19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 때 생애 첫 투표를 경험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40대가 처음 열광했던 정치인이 노무현”이라며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이 문 대통령에게 옮겨왔다고 보기 때문에 이들의 지지가 견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 이슈에서 한 발 비켜나

2030세대가 최근의 취업·병역 논란에서 ‘공정’ 가치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반면 40대는 여기서 한 발 떨어져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40대 화이트칼라는 2030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이다. 공정성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030세대와 달리 취업 시장에 대한 부담이 적고, 30대처럼 부동산에 ‘영끌’해야 할 절박함도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들이 문재인정부 지지세력에서 이탈하는 2030세대와의 차이점이라는 시각도 있다.

배 소장은 “40대는 30대에 비해 주택소유 비율도 높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그룹”이라며 “경제 이슈와는 구분된 정치적 판단에 근거해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성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40대도 비합리적인 문제까지 순응하는 건 아니다. 청와대 내 다주택자 문제 같은 경우는 대단히 비판적이었다”면서도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정부에 등을 돌리진 않는다. 문제는 문제대로 도려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40대가 어느 정도 흔들렸던 것과 달리 추 장관 아들 의혹의 경우 이슈의 성격이나 폭발력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지적한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40대 특성상 추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에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다는 점, 조국 사태는 교육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의혹이 얽혀 있었지만 추 장관의 경우 군복무 관련 단일 이슈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는 “국가의 중추 역할을 하는 40대의 경우 추 장관 아들 건은 나라 기강을 흔들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며 “공정성 면에서 국민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생각은 하지만 국지적인 문제로 본다”고 설명했다.

주류 교체 열망이 검찰 개혁으로

친여 성향의 40대 지지층에선 1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문재인정부가 보수기득권 세력에 맞서 한국 사회의 주류를 교체해야 한다는 열망이 강하다.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게 검찰 개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검찰이 정치권력으로 변질돼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는 40대 지지층은 추 장관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초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 수사 지휘와 관련해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40대(50%)에서 ‘추 장관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반면 40대의 52%는 ‘윤 총장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해 검찰을 보수기득권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15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추 장관 거취를 물었을 때는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49.0%, ‘사퇴할 필요 없다’는 답변은 45.8%로 각각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60대(67.3%), 20대(56.8%)에서 사퇴 찬성이 높았고, 40대에선 사퇴 반대(65.5%)가 높았다.

배 소장은 “40대들은 노무현정부 때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을 통해 시도했던 검찰 개혁이 문재인정부에서 연결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정부·여당의 정책에 매우 우호적”이라며 “검찰이 정치권력화한 기존 질서를 타파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 거부감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 대한 태생적 거부감이 문재인정부 콘크리트 지지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젊은 시절 노무현식 정치에 열광해 있다가 이명박·박근혜식 통치 스타일을 경험한 40대는 보수정권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광우병 반대 촛불시위, 세월호 참사, 탄핵 국면을 거치며 구체제와 결별해야 한다는 확신이 굳어졌다는 설명이다.

‘대안부재론’도 40대의 지지를 공고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40대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경험한 세대”라며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아니면 국민의힘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 민주당 외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보수야당이 더 나쁘니까 우리 편을 지키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40대는 사회 변화에 가장 관심이 있는 세대이고 우리 사회가 더 혁신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그런 면에서 국민의힘이 얼마나 구태의연한가를 실감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백상진 김판 이현우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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