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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역명령 이행 따른 손실은 이해 당사자들이 분담해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공연업계 종사자들이 20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중에서 공연 취소 등에 따른 대관료 인하는 특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쓰지도 않은 공연장 대관료를 100%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당국의 방역 조치로 발생한 손실을 명령을 이행한 쪽에 전부 부담시키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다.

감염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영업중단 조치가 취해진 노래방, 실내집단운동시설, PC방, 뷔페식당 등 12개 업종 종사자들도 같은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영업장이 자기 소유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임차한 경우라면 임대료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경영비용 가운데 부담이 되는 것으로 임차인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임대료(69.9%)였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일부 보전해 주고 있지만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영업 중단이 길어지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예산(세금)을 쏟아부어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해 당사자들이 손실을 적절하게 분담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방역을 명분으로 영업의 자유를 제한해 임차인에게 손실을 강제하는 와중에 임대인들이 임대료 소득을 예전처럼 누리는 것은 불공평하다. 임대인의 선의에 맡겨둬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방역 명령 대상인 영업장의 경우 임대인들의 고통 분담을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회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피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 대한 임대료와 공과금(전기료·통신료) 감면방안을 매뉴얼에 담고, 임대인의 수입 감소는 소득공제 등을 통해 일부 보전해 주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자체가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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