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정국, 긴즈버그 후임 대법관 지명 혼돈 속으로

공화당 ‘이탈표’ 비상… 민주당은 ‘탄핵’ 거론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상원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1993년 7월 20일, 연방대법관으로 지명됐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상원 청문회장에서 당시 대법관 후보자였던 긴즈버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별세한 진보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후임 지명 문제를 놓고 미국 대선 정국이 대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내 후임 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지만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명 반대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며 총력 저지에 나섰다.

미국에서 연방대법관 인준은 전적으로 상원의 권한이다. 현재 미 상원은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에 이어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이 대선 전 새 대법관에 대한 상원 인준 표결에 반대한다고 밝히며 변수가 생겼다.

머코스키 상원의원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여러 주 동안 (새 대법관) 인준 표결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면서 “내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엔 콜린스 상원의원이 새 대법관 지명은 11월 대선에서 이긴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새 대법관 인준 표결이 부결되기 위해선 공화당에서 최소 4표의 반란표가 필요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인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이 ‘3번 타자’가 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롬니 상원의원까지 이탈한다 해도 여전히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향해 “(표결하러) 가지 말라. 헌법의 의무와 양심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트럼프의 지명은 철회돼야 하며 새 대통령으로서 내가 지명하는 사람이 새 대법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탄핵 가능성도 시사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탄핵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선택권이 있다”면서 “우리의 화살집 안에는 지금 당장 내가 거론하지 않은 화살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답했다.

반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ABC방송에 출연해 “(대법관이 9명이 아니라 8명일 경우) ‘4대 4’로 완벽하게 갈라지면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 대선 당일에 완전체의 대법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즈 의원은 특히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진 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심각한 헌법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바이든은 이미 규모가 큰 법률팀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폭스 앤 프랜즈’ 프로그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명단을 5명으로 좁혔다”면서 “오는 25일 혹은 26일에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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