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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대에도… ‘남측에 제2 개성공단’ 입법 속도 내는 여당

북 근로자 고용 ‘평화경제특구법’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앞둔 18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적막하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들어서도 정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북 접경지역 인근에 특구를 지정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내용의 ‘평화경제특구법’ 입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북한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사안으로 외교부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지만 여당 의원들은 “(외교부 의견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 “유엔 안보리 집행기구냐”며 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는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3건이 상정됐다. 남측 지역에 이른바 ‘제2의 개성공단’을 만들자는 것으로, 특구에는 북한 근로자가 내려와 일할 수 있고 정부 지원은 물론 세제 감면, 기반시설 지원 등의 혜택도 주는 내용의 법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경제특구’라는 이름으로 내건 공약이다.

이 법은 17~20대 국회를 거치면서 발의, 폐기를 반복했다. 북한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대북 제재 위반 사항이다. 2016년 2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현재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외교부는 특구법 제정과 관련해 “북한 인력 고용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제재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외통위 전문위원도 검토보고서에서 “북한 노동자의 고용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안이 다수 채택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기조와 엇박자를 내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당시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했던 여당 의원들은 “지금 당장 북한 인력을 고용하지 않으면 제재 위반이 아니다”며 법이라도 만들어놓자고 주장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냐”며 “북한 인력을 쓰는 것은 앞으로 남북관계의 변화, 발전 과정에서 풀어갈 문제”라고 말했다.

외교부를 질타한 의원도 있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외교부의 국제법 운운은 큰 쟁점이 되는 것도 아니고 고려할 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정 의원은 “외교부가 안보리 결의안 집행기구로서 우리나라 부처 중 하나로 들어와 있는 게 아니라면 이런 내용(대북 제재 위반 우려)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대북 제재 이행은 국제사회의 일관된 요구다. 지난 9~12일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는 의장성명에 ‘유엔 안보리 결의 의무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야당은 실효성과 부작용 문제를 지적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 법을 만들더라도 안보리 결의를 지키려면 (북한 노동력을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효성 없는 법이 된다”고 말했다. 법 제정을 위해 북한 노동력 활용 조항을 삭제할 경우 평화경제특구법이 남북 경제협력이 아닌 특정지역 개발을 위한 법률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평화경제특구법은 외교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산림청 등 관련 부처와도 조율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평화경제특구법에 세제 혜택을 담아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이 내용이 반영되지 않으면 특구법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부처 간) 통합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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