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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모 환자 하루 1명꼴” 심상찮은 수도권 위중환자

권역별로 컨트롤타워 마련돼야

서울 강남지역 주상복합 건물과 부동산 관련 업체 등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21일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방역 당국은 강남 지역 고위험 시설에 대한 집중 관리나 선제적 검사 강화 등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최근 2주 동안 전국에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 환자가 최소 하루 1명꼴로 발생했어요. 그전에는 이런 빈도가 아니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중 환자가 최근 급증하자 서울의 한 대형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흉부외과 내부에선 가을·겨울철 코로나19 유행이 커지면 생명을 위협받는 중환자를 치료할 의료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흉부외과는 지난 8개월간 코로나19 위중 환자를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위중 환자는 에크모 치료나 CRRT(지속적신대체요법) 치료를 받는데, 최근 이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달 1일까지만 해도 35명이었던 위중 환자는 지난 10일 70명을 넘어선 후 21일까지 73명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가장 우려되는 건 의료진 부족이다. 에크모 환자가 1명만 발생해도 여러 명의 의료진이 붙어야 한다. 하지만 에크모를 다룰 수 있는 의료 인력은 한정적이다. 에크모는 폐나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기계가 이를 대신하도록 하는 장치다. 엄지손가락만 한 카테터가 환자의 양쪽 허벅지를 통해 심장까지 들어가 피를 넣고 뺀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갑자기 혈압이 떨어질 수 있고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문제가 생기지 않게 기계를 잘 다룰 줄 알아야 치료할 수 있다.

흉부외과 자체도 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피과’ 중 하나인 데다 간호사 중에서도 에크모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에크모 치료가 더 까다롭다. 한 병원에서 동시에 2~3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에크모 치료를 받게 될 경우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등 관련 의료진은 업무에 과부하가 걸린다. 일반적인 폐·심장 질환자와 달리 레벨D 보호복 등 보호 장구도 갖춰야 한다.

유행이 더 심해지면 일반적인 폐·심장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에크모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은 물리적으로 수술까지 하기가 어렵다. 백종현 영남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대구·경북 유행 때는 일반적인 외래·수술 환자가 줄어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만약 일반 환자도 평소대로 보는 상태에서 코로나19 대응을 한다면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가을·겨울철 대유행이 올 경우를 대비해 위중 환자 치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크모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진을 확충하고 에크모 보유 병원은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잔여 기계가 있는 병원으로 환자를 전원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재범 계명대동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2~3월 유행 당시 다른 병원에서 에크모를 빌려오기 위해 대구시, 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를 거쳐야 했다. 여러 절차를 거치다 보니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달이나 걸렸다”며 “사용 가능한 에크모 기계를 보유한 병원과 위중한 환자를 연결해 줄 컨트롤타워가 전국 권역별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도 “어느 한 병원에서 갑자기 환자가 늘면 에크모 기계가 모자랄 수 있다”며 “병원 간 에크모 기계를 빌리려고 해도 허가를 받기가 어렵고 사용 후 소독을 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많다. 이를 별도의 조직이 조율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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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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