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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부메랑 압박… ‘박덕흠 의혹’ 고심하는 국민의힘

여 “제 눈의 들보는 모른 척” 비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 등 제기된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박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배정 후 가족 소유 건설회사의 공사가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 “여당의 억측이며, 사실이라면 여당 스스로 대한민국의 입찰 시스템 붕괴를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소속 상임위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당 차원의 진상조사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홍걸 의원을 이미 제명한 여당의 압박이 거세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명명백백한 진상조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박 의원 논란을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박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오히려 가족 회사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국정감사에서 말 한마디 했다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가 됐다고 제 가족 회사의 공사 수주가 늘었다고 하는 것은 모두 억측”이라며 “제 가족 소유 회사가 따낸 공사는 대부분 공개입찰로, 공개입찰에서 특혜가 가능하다면 대한민국 입찰 시스템이 붕괴됐음을 여권이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골프장 사업 관련 배임 의혹에 대해서는 “골프장 투자는 집행기구의 수장인 공제조합에서 전권을 가지고 진행한 것으로 저는 감독기구인 운영위원회 위원장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3선인 박 의원은 국회 국토위 소속으로 가족 명의 건설회사를 통해 피감기관들로부터 거액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박 의원은 2009년 전문건설협회장 재임 시절 지인이 소유한 골프장을 시가보다 200억원 비싸게 사들이는 등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의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박 의원이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지만 국민의힘 내부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재산신고 누락과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인 김홍걸 의원을 신속히 제명한 데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 문제도 추석 전 매듭짓기로 한 상황이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남의 티끌에 난리를 치더니 제 눈의 들보는 모른 척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우선 당 차원의 진상조사특위 구성에 착수, 신속하게 박 의원 논란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의원 논란을 끌 경우 추석 민심의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진상조사특위를 빠르게 만들어 박 의원 의혹 해소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초선인 박수영 의원은 “김홍걸 의원과 똑같은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은 “박 의원이 타깃이 된다면 이상직 윤미향 김홍걸 의원과 박덕흠 의원 누구든 다 묶어서 특검 같은 걸 하면 좋겠다”며 일괄 특검을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물타기 공세에 휘말려선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추 장관 의혹 등을 물타기하기 위해 여당이 박 의원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 논란에 국회 정무위에 계류 중인 이해충돌방지법 논의도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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