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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흔들려도… “쌀때 사자” 기술주 쓸어담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10위 중 9개가 기술주… 주가 23% 곤두박질 친 애플 ‘1위’


이달 들어 나스닥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대형 기술주 ‘직구’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기술주 주가가 조정을 겪는 틈을 타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추석 연휴 기간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거래는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위 가운데 기술주 관련 종목이 9개를 차지했다. 1위는 애플로 이달 들어 순매수 금액이 6억9180만 달러(약 8010억원)에 달했고, 2위는 테슬라(6억4740만 달러)였다. 매수 금액으로는 테슬라가 애플을 앞섰지만, 테슬라 매도액이 애플보다 9억 달러 이상 높았다.

3~5위도 아마존닷컴(순매수액 3억6218만 달러), 엔비디아(3억1038만 달러), 나노엑스이미징(7904만 달러) 등 대형 기술주가 차지했다. 나스닥100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 프로 QQQ’와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도 10위 안에 들었다. 기술주 상승을 예상하고, 관련 지수의 곱절을 추종하는 상품에 과감히 투자한 것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패닉장 이후 급등하던 기술주 주가는 최근 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애플은 지난 2일 장중 역대 최고가를 쓴 이후 12거래일 동안 22.6%가량 급락했다. 아마존닷컴의 경우 이달 초 대비 15.6%, 엔비디아는 11.8% 하락했다. 테슬라 역시 지난 8일 21% 이상 폭락한 전적이 있다.

이를 국내 투자자는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분위기다. 일례로 애플의 순매수 금액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80%가량 급증했다. 이달 들어 국내에서 미국 주식 총 거래금액(매수+매도)의 경우 163억8556만 달러로 벌써 지난달 기록(163억3725만 달러)을 넘어섰다.

월가에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자산매입, 미 정부의 신규 부양책 등이 향후 기술주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연준의 자산매입 확대에 대한 새로운 힌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근 사흘간 나스닥이 하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11월 미국 대선도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22일 오후 1시3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30분) 예정된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행사도 국내외 신기술 종목의 주가를 또 한번 들썩이게 만들 이벤트로 꼽힌다.

추석 연휴에 해외 주식 매수세는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21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7년부터 4년간 설과 추석 등 명절 기간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매년 30% 이상씩 증가했다. 특히 올해 설 연휴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80억원으로 2018년 명절 대비 628%가량 급등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고객이 명절에 가장 많은 주식을 매매한 국가는 미국으로 지난 설 연휴 기준 98%에 달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편리한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 평일과 동일하게 해외주식 전담창구인 ‘글로벌 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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