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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마약 오염국… SNS 타고 2030 검은 거래 급증

경찰청, 올 7월까지 7038명 검거


마약이 소리 없이 대한민국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검거된 마약사범만 7038명이다. 문제는 직장인, 학생 등 평범한 2030세대가 광범위하게 마약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엔 SNS, 다크웹 등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으로 마약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실정이다.

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2일 지난 1월부터 SNS에 졸피뎀,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판매 광고글을 올리고 마약을 판매한 22명과 이를 구매해 투약한 14명 등 3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36명 중 20대가 15명, 30대가 15명으로 대부분 젊은층이었다. 이들은 점조직으로 은밀하게 마약을 유통하던 전형적인 마약사범들과 달리 직장인, 학생, 주부 등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이었다. 조직적인 유통 정황도 없었고 마약과 관련된 전과도 없었다.

마약 투약이 중범죄라는 인식도 옅었다. 일부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불면증이 심해서 의약품을 구매해 투약했다’ ‘인터넷에 광고가 올라와서 산 것일 뿐 불법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병원을 방문해 프로포폴,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은 후 직접 복용하지 않고 SNS, 다크웹 등 온라인에서 의료용 마약을 공급·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성이 강하게 보장되는 SNS, 다크웹 등으로 광고하고 가상화폐로 입금하는 등 진화된 거래방식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마약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앞서 최근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국민연금공단 직원들도 SNS를 통해 대마초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의료용 마약 등을 광고하고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마약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20대는 물론 10대까지도 마약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마약사범은 2018년 이후부터 전체 마약사범 검거인원의 20%에 육박하는 등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다크웹과 가상통화를 활용한 마약사범은 올해 7월까지만 278명이 검거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배가량 증가했다. 경찰은 온라인 비대면 거래 방식 확산과 인터넷에 익숙한 10~30대의 마약사범 증가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마약사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016년엔 전체 마약사범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15.0%(1327명)로 전체 연령대 중 4번째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3.3%(2422명)로 30대(24.0%·2499명)에 이어 2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마약에 노출되는 10대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16년 81명에 불과했던 10대 마약사범은 2019년 164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경찰은 지난 8월부터 서울청·경기남부청·경남청 등 3개 지방청 마약수사대에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꾸리고 해외기관과의 공조 수사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다크웹은 인터넷 뒤 또 다른 어둠의 공간으로 불리면서 가상통화와 결합해 사회적으로 미치는 해악이 늘고 있다”며 “추적기법 개발 및 상시적 단속으로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마약사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 내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마약이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마약사범 검거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이후 평균 600명대를 유지하던 외국인 마약사범은 지난해 1000명을 넘어섰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태국인 근로자들이 필로폰과 유사한 향정신성의약품인 ‘야바’를 국내에 밀반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선 지난해 6월부터 칠곡, 성주 등 경북 내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에서 필로폰과 야바를 유통한 6명과 기숙사, 공장 등에서 상습투약한 22명 등 불법체류 태국인 총 28명을 검거하고 21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들이 유통한 야바는 주로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마약으로 필로폰에 카페인 등 성분을 혼합해 알약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필로폰과 유사한 효과를 내지만 가격은 절반에 불과해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약 유통이 점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검거해도 불법체류자인 경우가 많아 외국인 마약범죄를 근절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마약 총책을 검거하면 좋겠지만 유통이 여러 단계라 찾기가 쉽지 않다”며 “검거된 외국인 근로자 대다수가 불법체류자여서 추적 및 수사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검거된 외국인 근로자들은 장기간 노동에 시달려 야바를 투약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특히 경찰이 우려하는 건 마약 투약이 성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마약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어 2차 범죄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며 “최근 대마초를 피운 후 환각 상태로 도로를 질주한 포르쉐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는 등 사회적 해악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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