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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대로 취약계층 우선 접종… 백신 폐기땐 혼란 불가피

문제 백신 폐기 결정 땐 전체 접종 초비상

서울 강서구 국민건강관리협회 본부에 23일 유료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유통상 문제로 무료 접종사업이 중단됨에 따라 일부 병의원은 불안감에 유료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로 크게 붐볐다. 윤성호 기자

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연금수급자 등 취약계층 105만명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일반 의료기관에 공급된 유료 접종 물량을 접종받으면 정부가 비용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국회에서 의결된 추가경정예산에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연금수급자 105만명에 대한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 접종 예산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취약계층용 백신은 민간 의료기관에 공급된 분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백신회사가 추가 생산하거나 새로 수입하는 것은 물리적·시간적으로 불가능해 유료 예방접종에 쓰일 예정이던 백신의 일부를 취약계층에 맞힌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의료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무료 예방접종이 시행되면 민간 의료기관의 백신 물량이 줄게 된다. 문제는 전날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에 쓰일 예정이던 백신 일부가 상온에 노출돼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당 백신은 현재 품질 검사 중인데, 만약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면 최대 500만 도즈 가량이 폐기 처분될 우려가 있다.

문제가 된 백신을 폐기하기로 결정하면 무료 예방접종에 필요한 물량이 당장 부족해질 전망이다. 당초 전날부터 무료 예방접종을 맞을 계획이던 대상은 만 13~18세 청소년, 임신부다. 청소년 접종에만 234만 도즈의 백신이 필요하다. 다음달로 접종이 예정된 만 62세 이상 노인의 경우에는 896만 도즈가 필요하다.

여기에 새로 취약계층 105만명이 추가됐기 때문에 폐기되는 백신이 많아지면 전체 예방접종 사업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유통된 백신의 안전성을 규명해 투명하게 밝히고 만일의 비상상황을 대비한 백신 수급 대책도 미리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방역 당국은 아직 폐기 여부를 논하기 이르다고 보고 품질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폐기 여부 및 새로운 수급 방안은) 식약처 품질검사 결과에 따라 문제의 정도를 확인하고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논란의 백신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식으로 상온에 노출됐는지 파악 중이다. 다만 업체 측 설명 등을 종합할 때 업체의 부주의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백신 운송 관련 가이드라인과 법령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성약품이 백신을 종이박스에 담아 운반했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현 규정에 따르면 문제 삼기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과 식약처의 ‘백신 보관 및 수송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 등의 판매자는 철제 또는 플라스틱 수송용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냉동·냉장차량에 담아 수송하는 경우는 예외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최소 시간 등에 대한 언급도 없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 환경은 상황에 따라 다양해 일률적으로 제한을 두기 어렵다”며 “온도 유지가 핵심이며 용기 및 노출 시간 등은 부수적 요소이기 때문에 업체가 스스로 지침을 정해 직원 교육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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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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