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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닮는 금융지주… 국회 “손본다”

무소불위 회장 권한 축소·노동 대표가 임원 추천 등 법제화 추진


금융권 수장들의 장기집권을 제어하고 금융 공공성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에서도 공론화되면서 다양한 법안에 나오고 있다.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가 재벌에 가까운 공고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들이 장기 연임은 경영 전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으론 금융권 내 파벌 문화와 같은 폐해도 형성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의 금융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주회장들의 무소불위의 권한을 축소하자는 법률 개정안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 ▲금융지주회장 임기 제한 ▲금융지주 내 투명성을 위한 사외이사 재선임 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노동자를 대표하는 위원을 포함시키는 것이 최근 발의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금융지주 회장 지배구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법률개정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이달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개편과 투명성을 위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노동자를 대표하는 위원 1명을 포함해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경우에는 그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받도록 의무화한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실은 관련 개정안에 대해 “임원후보추천 단계에서 노동자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반영된다면 회사의 건전성이 개선되고 임원을 뽑는 과정에서 견제 역할을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금융지주사들의 사외이사들이 회장에 우호적인 이들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사외이사 재선임하기 위해서는 외부기관의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지주 회장과 사내이사의 연임을 제한하자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금융지주회장과 사내이사 연임을 원칙적으로 6년으로 하되 최장 9년으로 제한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만약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국회에 통과될 경우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은 물 건너간다.

이처럼 거대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는 까닭은 현재 금융지주사 최고임원들에 대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금융지주는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주인 없는 회사’이긴 하지만 회장 자리에 오를 경우 막강한 권한이 구축된다. 게다가 한번 자리에 오르고 나면 마땅한 견제 장치가 존재하지 않기에 사외이사진과 회추위를 우호적인 체제로 구성하면 꾸준히 연임이 가능하다. 금융지주 회장 체제가 공고화되면서 파벌 문제, 채용비리 의혹과 같은 폐해들이 불거져 나왔다.

또한 한해 성과급과 급여를 포함해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공받을 수 있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15억95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4억800만원을 받았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도 지난해 24억9700만원, 올해 상반기 22억7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에따라 3년 연임할 경우 임기기간 30억원 이상 연봉을 챙길 수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금융지주회장들이 책임은 안지고 권한만 행사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는 지금 재벌체제의 문제점과 닮아가고 있다. 따라서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임기연임 문제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회사들이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으로 자정노력을 조금씩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17년부터 모든 금융지주사들이 회장 후보 추천 위원회와 사외이사 추천 위원회에서 회장들을 전부 제외시키는 등 내부규정을 변경하면서 이제 ‘셀프연임’이라는 비판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쿠키뉴스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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