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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상 간 논의 물꼬 튼 문재인·스가 전화 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어제 2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급하게 논의할 현안이 있었다기보다 스가 총리 취임을 축하하는 의례적인 통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퇴임하지 않았으면 없었을 가능성이 컸던 통화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일 정상이 지난해 12월 중국 청두 한·중·일 정상회담 이후 9개월 만에 접촉함으로써 닫혔던 정상 간 논의의 장을 다시 열었다는 게 성과라면 성과겠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한·일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아베 외교노선의 계승을 공언했다. 관계 악화의 책임이 한국 측에 있는 만큼 한국이 새로운 해법을 내놓으라는 압박이다. 일본 측에서 한국 측 요청으로 통화가 이뤄졌다는 점을 유달리 강조하는 저의도 아쉬운 쪽은 한국이지 결코 일본이 아니라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데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대법원 확정 판결로 한국 정부가 없던 일로 돌이킬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전혀 상관 없는 경제 문제와 결부시켜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은 일본 정부에 있다.

NHK는 스가 총리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양국 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적확한 상황 인식이다. 양국 관계를 이대로 방치하는 건 한국은 물론 일본에도 손해인 ‘상사(相死)’의 게임이다. 사태를 불필요하게 키운 대한 수출보복 조치부터 철회해야 관계 회복의 돌파구가 마련된다. 이 같은 미래 지향적 토대 위에서 한·일 정부와 피해 당사자 등이 머리를 맞댄다면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다. 스가 총리가 밝힌 대로 북한 문제를 비롯해 양국이 협력해야 할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일본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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