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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단소송·징벌적 손배제 부작용 차단에도 신경 써야

법무부가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오는 28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집단적 피해의 효율적 구제와 예방을 도모하고 책임 있는 기업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 집단소송제도는 피해자 중 일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모든 피해자들이 함께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현재는 주가조작, 허위공시 등 증권 분야에 한해 시행 중이지만 법이 제정되면 적용 대상이 분야 제한 없이 50인 이상 모든 손해배상 청구로 확대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배상을 강화하는 제도다. 현재도 개인정보보호법, 제조물책임법 등 19개 법률에서 손해의 3~5배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는데 법무부는 이 제도를 개별 법률이 아닌 상법에 도입해 모든 상거래 활동에 적용하고 손해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피해자들이 지금보다 더 손쉽게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두 제도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폭스바겐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건 등에서 보듯 과거엔 집단 피해를 발생시킨 기업이 소송으로 시간을 끌며 피해 구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가 많았는데 제도가 도입되면 피해자와의 합의 시도 등 피해 구제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불법·부정한 기업 활동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기업들의 준법 및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 세심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 재계는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변호사나 법조 브로커들이 소송을 부추겨 소모적인 집단소송이 남발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두 제도가 일반화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언론사에도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면 언론의 감시·비판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지적에도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제도의 취지는 살리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장치들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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