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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종전선언’ 제안 7시간 뒤 공무원 피격 보고받았다

청 “유엔연설 영상은 사전 녹화… 북 만행 알고도 제안한 것 아니다”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24일 청와대에서 실종 공무원의 피격 사망 관련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3일 오전 8시 30분. 문재인 대통령이 서해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사살됐다는 첩보를 처음으로 대면 보고받은 시간이다. 23일 오전 1시 26분.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제안을 담은 유엔총회 연설이 시작된 시간이다. 연설영상은 이보다 빠른 15일에 녹화완료돼 18일 유엔에 발송됐다.

청와대는 24일 문 대통령이 북한의 만행을 인지한 시점이 종전선언을 제안한지 약 7시간 뒤라는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북한을 규탄했다. “국민 희생을 알고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총 세 차례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실종된 공무원 이모(47)씨가 북측 해상에서 발견됐다는 첫 첩보를 서면으로 보고받은 것은 22일 오후 6시36분이었다. 이후 4시간 남짓 지난 밤 10시30분, 청와대는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이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23일 새벽 1시∼2시30분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청와대에 모여 상황을 공유했다. 이들이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대응을 논의하는 사이 문 대통령의 연설 영상은 새벽 1시26분부터 16분간 공개됐다.

23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문 대통령은 ‘실종자 피격 및 시신훼손’과 관련한 대면보고를 받았다. 두 번째 보고였다. 사살 첩보 입수 후 문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데까지 10시간이 걸린 셈이다. 청와대는 “검증 과정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관계장관 회의 중에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이 이미 나간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과 유엔 연설을 연계하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사살 보고를 받고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에도 확인하라”며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그리고는 23일 오전 11시 예정대로 군 수뇌부 진급신고식을 하면서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 있는 길이 아니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8시에 관계장관회의가 다시 열렸고, 이후 9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만행에 대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세 번째 대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첩보 신빙성에 대해 재차 물은 뒤 “NSC 상임위를 소집해 정부 입장을 국민께 있는 그대로 알리라”고 지시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은 회의 뒤 “북한은 반인륜적 행위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도 오후 다시 NSC 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에 책임자 처벌과 사과 요구를 했기 때문에 (남북 관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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