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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북한의 만행

김의구 논설위원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경비중대장 아서 보니파스 대위는 유엔군 제3초소의 시계를 가리는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고 있었다. 북한군 박철 중위가 16명을 데리고 나타나 작업 중지를 요구했다. 미루나무가 유엔군 관할이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미군은 작업을 계속했다.

북한군은 인근 초소에 지원을 요청했고 20여명이 트럭을 타고 와 다시 작업 중지를 요구했다. 이를 거부하자 북한군은 트럭에 실어온 곡괭이, 몽둥이와 남측 작업 도구인 도끼를 빼앗아 기습 공격을 가했다. 보니파스 대위를 포함한 미군 2명이 숨졌고, 8명이 부상했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다.

사건 직후 제럴드 포드 미 대통령 명령에 따라 미루나무를 제거하는 ‘폴 보니언’ 작전이 시작됐다. 이를 지원하는 대대적인 무력시위 계획도 수립됐다. 미 본토와 괌, 오키나와에서 F-111 전투기와 B-52 폭격기, F-4가 투입되고 항공모함 미드웨이가 인근 해역에 배치됐다. 작전 종결 후 북한 김일성 주석은 유감 성명을 전달했다.

1968년 12월 9일 평창 속사초교 계방분교 2학년이던 이승복은 울진·삼척에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에 의해 어머니, 두 동생과 함께 무참히 살해됐다. 이군이 만 9세가 된 생일날이었다. 한 달 여전 침투한 120명의 무장공비는 삼척 산골에서 80세 노인과 며느리, 손자를 난자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을 자행했다. 2008년에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총격으로 사망했고,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이번엔 서해에 표류 중이던 해양수산부 직원이 사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국경을 넘은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배된다. 시신 훼손을 북한은 부인하지만, 시신을 유기하는 것도 만행이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유감의 뜻을 전달해 왔다. 하지만 솔직한 설명과 진정한 사과,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김의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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