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나눔으로 대한민국 겨울 1도 올려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2020 서울연탄은행 재개식’ 현장

연탄은행 후원자와 봉사자들이 26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연탄 나눔활동 재개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아래 사진은 마스크를 하고 연탄을 전달하는 봉사자들. 강민석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 더 어려워진 달동네 연탄 이웃을 함께 돌보자는 행사가 열렸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26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2020 서울연탄은행 재개식’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절반 이상 줄어든 연탄 기부 때문에 일부 가구엔 실물 연탄 대신 10월까지 연탄을 전달하겠다는 연탄 쿠폰을 나눌 수밖에 없었다.

재개발을 앞둔 백사마을엔 아직도 250여 가구가 연탄을 사용한다. 고령에 빈곤층인 이들은 산동네에 살고 있기 때문에 연탄은행의 도움이 없다면 연탄을 구하거나 집 안까지 들여놓는 일을 감당하기 어렵다. 꺼져가는 연탄의 온기를 온몸으로 되살리려는 후원자와 봉사자 40여명이 재개식에 참석해 일부는 연탄을 나누고 일부는 추석 선물을 전달했다.

연탄은행은 행사장 입구에서 QR코드 체크인, 체온측정, 손소독 등의 방역작업을 했다. 봉사팀은 10명 이하로 조를 나눠 연탄 지게를 지고 봉사자 간 거리를 유지한 채 이동했다. 봉사 중에는 절대로 마스크와 장갑을 벗지 않도록 안내했고, 연탄 사용 어르신들과는 가급적 대면하지 않도록 조처했다.

2005년부터 연탄은행 홍보대사를 맡은 탤런트 정애리 권사가 백사마을 이웃들에게 연탄 쿠폰과 참치선물세트 및 송편을 전달했다. 정 권사는 “연탄 대신 연탄 쿠폰을 전달하려니, 몸은 덜 힘들어 가벼운데 마음은 너무나도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분들은 어려울 때 더 어려운 법”이라며 “연탄은행에 연탄을 모아주는 일부터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번이 117번째 연탄 봉사라는 가수 션 집사도 “힘든 일은 함께 나눌 때 쉬워지고, 행복은 함께할 때 더 커진다고 하는데 연탄 나눔이 정말 그렇다”면서 “올겨울에도 연탄으로 대한민국을 1도 올리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 해설위원인 이영표 집사도 연탄 봉사에 참여해 무려 19장의 연탄을 한 번에 날랐다. 등짐 지게에 15장, 양팔에 2장씩 안고 가파른 골목길을 종종걸음으로 오갔다. 연탄 한 장 무게가 3.65㎏이어서 19장은 70㎏에 육박한다. 이 집사는 “션 형님의 ‘션~한 영향력’을 보고 동참하게 됐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연탄 나눔을 위해 주변 지인들과 함께 후원 봉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개식에선 지난 3월 급성 패혈증으로 별세한 방송인 이치훈의 어머니가 참석해 고인의 뜻이라며 연탄 2만5000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누군가 해야 한다면 우리가 하겠다는 생각으로,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연탄 이웃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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