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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7남매의 슈퍼맘 배럿

한승주 논설위원


에이미 코니 배럿. 뼛속까지 보수라고 평가받는 그는 48세의 백인 여성이다.진보의 상징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 후임으로 지명됐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낙태와 동성애를 반대한다. 7남매를 둔 슈퍼맘이기도 하다. 배럿 자신도 7남매 중 장녀다. 그의 어린 자녀들은 배럿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5세부터 16세까지의 3남4녀 중 두 명은 중미 아이티 출신 흑인 입양아다. 다섯 살 막내아들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출산 전 검사에서 아이의 장애를 발견해 낙태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낙태 반대라는 평소 신념에 따라 출산했다. 그의 보수 성향을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조차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부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배럿이 인준되면 취학 연령 자녀를 둔 첫 엄마 대법관이 된다.

배럿은 긴즈버그 대법관에 대해 “법조계의 유리천장을 때려 부순 분”이라고 극찬했지만, 생각은 긴즈버그와 완전히 다르다. 우선 낙태 문제다. 미국은 낙태가 합법이지만 배럿은 2018년 관련 법률안에 대해 소수 의견을 냈다. 태아의 장애가 발견된 경우에도 낙태를 금지하는 법률안에 찬성했다. 총기 규제를 반대하고, 이민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건강보험개혁법인 이른바 오바마케어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배럿의 확고한 보수 성향을 눈여겨 본 트럼프는 2017년 그를 제7연방고법 판사로 발탁했다. 일찌감치 후보 물망에 올린 것이다. 그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법원 구도가 보수 6명 대 진보 3명이 된다. 대법관은 종신직인데 배럿은 현 대법관 중 가장 젊다. 상당 기간 보수의 우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의 지명은 보수 기독교층을 결집시켜 트럼프의 재선 가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배럿이 사실상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에선 차기 대통령이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그가 트럼프의 남은 임기 한 달여 안에 대법관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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