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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정부가 이렇게 불통인데 국민 생명 지켜지겠나

서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민간인 피살 사건 자체도 있어선 안 될 일이지만, 사건 진행 과정에서 노출된 청와대와 정부 기관들의 불통 역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수색작업을 책임진 해양경찰청은 민간인이 북측에 의해 지난 22일 낮에 나포되고, 밤에는 사살된 사실을 이틀 뒤인 24일 오전 11시에야 군 브리핑을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해경은 이때까지 청와대나 군이 나포 및 사살 장소를 알려주지 않아 엉뚱한 곳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나포 사실이 일찍 통보됐더라면 해경이 보다 가까운 곳으로 다가가 대북방송이나 해상문자 등을 통해 북측에 민간인 관련 사실을 알렸거나, 사살 이후에라도 시신이나 유류품 수색에 도움이 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군이 민간인 나포 정황을 22일 오후에 청와대에 계속 보고하고 있었지만 안보관계장관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23일 오전 1시 관계장관회의가 열릴 때까지도 몰랐고, 회의에도 불참했다. 아무리 그래도 하나도 몰랐을까 싶었지만 강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간단히라도 몰랐냐’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 사이 대북 유화 메시지가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녹화 연설이 23일 오전 1시26분에 그대로 나갔다. 강 장관에 따르면 정해진 유엔 연설 순서라도 바꿀 수는 있다고 하는데, 외교부에 22일 일찍부터 나포 사실 등이 통보됐더라면 연설 시간을 늦추거나 내용 수정과 관련한 조치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물며 외교부 장관을 ‘패싱’했는데, 해양수산부 장관이 뉴스를 보고 직원 피살 소식을 접했다는 건 놀랍지도 않다.

청와대, 군, 정부 기관 간 이런 불통이 민간인 피살 사실을 극소수만 공유해 상황을 관리하려 했기 때문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게 아니라면 국민 목숨이 달린 일인데, 대북 관계만 신경 쓰느라 사안의 심각성을 간과했거나 상황을 오판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고서야 기관 간 불통도 이런 불통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의문들에 대해 향후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등을 통해 철저히 진상이 규명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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