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2시간 넘게 구조작업했다” 뒤늦은 국방부 해명

윗선의 함구령 의혹엔 “사실 아냐”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 당시 타고 있었던 부유물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궁화 10호와 무궁화 29호 사이의 펜더 부이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에서 ‘늑장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는 군 당국이 “북한의 구조작업이 있었고, 상황이 급반전해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28일 “북한이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과 이후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 과정으로 보이는 정황을 (군이) 인지했다”고 밝혔다.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를 송환하려는 작업으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첩보를 수집하는 군의 말단 실무자는 22일 오후 3시30분 이씨가 북에 있는 정황을 최초로 인지했다. 이로부터 2시간 뒤인 오후 5시30분쯤 북한이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이 파악됐고, 이후 북한군의 구조가 시작됐다. 오후 9시 이씨에 대한 사살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군 설명대로라면 북한군이 2시간30분 넘게 이씨 구조 작업을 벌인 셈이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도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3시간가량 실종자(이씨)를 해상에서 가까이 관리하다가 놓쳤다는 우리 군의 보고가 있었다”며 “우리 군은 ‘분실’이라고 보고했는데 (북한군은) 2시간 정도 그(이씨)를 찾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해군과 해경이 28일 이씨 시신 수색 중 발견한 오탁방지막 추정 플라스틱 물체(왼쪽)와 나무재질 물체. 해양경찰청 제공

핵심 관계자는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돼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했는데, 이 급반전된 상황은 북한군 상부의 사살 지침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5일 보낸 통지문에서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하지 않았다”고 사살 배경을 전했다.

이씨가 북에 있는 정황을 인지한 뒤 피살되기까지 6시간 동안 군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이 관계자는 “말단 실무자가 인지한 첩보 내용을 분석하고 군 수뇌부까지 보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첩보의 조각들을 재구성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다만 수뇌부에 보고하기까지 시간대별 과정은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씨 사살과 소각 사실을 인지하고도 23일 사건을 외부에 공개할 땐 이씨가 실종됐고 북에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만 했다. 당시 이씨의 생사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핵심 관계자는 “당시에는 단순 첩보 내용이어서 이를 그대로 국민에게 발표하는 것이 제한됐다”며 “(사건을) 발표하기 위해 관계장관회의를 수차례 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른바 ‘윗선의 함구령’ 의혹에는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군의 발표와 북한이 공개한 정황에 차이가 있는 점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우리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고, 제3자 입장에서 관련 자료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씨 유족이 반발하는 월북 정황에 대해선 “해경이 수사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고, 군은 해경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현재 관련 자료 제공의 방법과 범위 등을 해경과 논의 중이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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