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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판 없이… 文 “국민께 송구, 김정은 사과 각별”

‘공무원 피살’ 첫 공개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해 “비극적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이모(47)씨 사살 사건과 관련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는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특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국민들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이번 비극적 사건이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공개석상에서 메시지를 직접 낸 것은 지난 22일 이씨 피살 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국방부가 ‘만행’으로 규정했던 이번 사건에 대해 문 대통령이 북한 책임을 묻거나 비판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아무리 분단 상황이라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희생자가 어떻게 북한 해역으로 가게 됐는지 경위와 상관없이 유가족들의 상심과 비탄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희생자 이씨가 월북했는지 여부 등을 두고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민이 희생된 사건 그 자체로도 송구하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민들께서 받은 충격과 분노도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며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안보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정부의 책무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비판하는 대신 북한의 사과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통지문에 대해 “사태를 악화시켜 남북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북한의 분명한 의지 표명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김 위원장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무겁게 여기고 있으며 남북 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앞서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하라고 지시하며 두 정상의 신뢰를 부각시킨 바 있다. 이날 발언 역시 두 정상 모두 남북 관계 개선 의지가 여전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이번 ‘비극적 사건’을 남북 관계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당장 제도적인 남북 협력으로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저선은 어떤 경우라도 지켜나가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부터 대화의 불씨를 살리고 협력의 물꼬를 터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간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며 “적어도 군사통신선만큼은 우선적으로 복구해 재가동할 것을 북측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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