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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부터 상가까지… 시름 깊어져 가는 세입자

코로나 확산·임대차 2법 시행에 원룸 1억 이하 전세 거래 급감

LH 임대주택단지 전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 부담을 덜기 위해 전국 LH 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를 내년 1월부터 2년간 동결하기로 했다. LH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임대차 시장 세입자들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전세난에 시달려 온 주택 세입자들은 매물 구하기가 더 어려워져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가 세입자들도 경기 침체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임대료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정부에서는 임대료를 직접 감면하거나 세입자 방어권을 강화하는 등 피해 방지대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임대차 시장을 교란한다는 반발도 나온다.

다방이 서울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의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세보증금 1억원 이하 원룸(전용면적 30㎡ 이하) 거래는 총 1131건으로 데이터를 집계한 2019년 이래 최저치로 집계됐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이 지난 7월 31일 시행되면서 부담이 커진 임대인들이 전세 계약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억원 이하 원룸 전세보증금이 오른 데에는 코로나 사태도 큰 영향을 줬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가 재확산한 8월 이후 원룸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에 월세로 생활하던 세입자들이 주거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비교적 보증금이 낮은 원룸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마침 임대인들은 임대차 2법을 우려해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던 상황이라 보증금이 빠르게 올랐다는 지적이다.

다방 앱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임대차 2법 시행에 따라 임대 시장 불안정성이 심화하면서 지난 7월부터 2개월 연속 서울 원룸 전·월세 거래가 감소했다. 전세보증금이 점차 오르면서 서울 전세보증금 1억원 이하 원룸 거래도 7월부터 하락 전환됐다”며 “전세보증금 상승, 전세의 월세 전환 등으로 당분간 1억 원 이하 전세 거래는 지속해서 감소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서는 주택 세입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방법들을 내놓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국 LH 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를 내년 1월부터 2년간 동결한다고 28일 밝혔다. 단지 내 임대상가와 어린이집 임대료 인하 기간도 올해 연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LH는 “이번 조치로 전국의 주거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에게 약 320억원을 간접 지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임대주택은 가구당 보증금 45만원 및 임대료 8만6000원이 절감되고 임대상가와 어린이집은 각각 40만원, 74만원 수준의 임대료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가 세입자들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서울 일부 상권들은 코로나19 확산의 연이은 타격으로 임대료를 내기도 어려워진 경우가 많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6.9%에서 올해 2분기 7.9%로 1% 포인트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동대문은 10.8%, 압구정은 16.1%였고 이태원은 무려 29.6%에 달했다. 표본이 전국 4310개동인 점과 한계 상황에서 영업을 유지하는 상인까지 감안하면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며 영업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3분기 상황은 더 심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상가임대차 계약의 경우 계약해지 사유가 되는 ‘3기(3회) 임대료 체불’ 규정 적용을 6개월간 유예해주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 임대인 역시 고통받고 있다는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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