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걱정 마세요, 교회가 돌봐드릴게요”

고향 교회 섬기는 목회자들 추석 귀향 못하는 이들에 따뜻한 ‘동영상 편지’

제천 대덕교회 김상진 목사

“도시에 있는 우리 자녀분들 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드시지요. 올해는 고향집도 방문하지 못하고 멀리서 전화 안부로만 추석을 보내야 하는 마음이 많이 안타까울 겁니다. 그렇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어머님 아버님들 찾아뵙고 따뜻하게 추석 보낼 겁니다.”(김상진 제천 대덕교회 목사)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국민일보로 보내온 동영상에는 안부와 당부가 담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일상 속 어려움을 겪고 있을 도시민들을 향한 안부, 그리고 고향을 찾지 못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말라는 당부였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 10명 중 7명(68%)이 ‘코로나19 사태로 이번 추석 연휴기간 고향에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예년처럼 전국적으로 마을 곳곳이 북적이는 명절 풍경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 셈이다.

거제 해금강교회 이종진 목사

경남 거제시 남부면에서 사역 중인 이종진 해금강교회 목사는 “70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명절이면 전체 가구의 절반 정도가 도시에서 온 식구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다”며 아쉬워했다. 전남 해남군 어란진항에서 뱃길로 10분을 들어가야 하는 어불도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평소보다 차분한 추석연휴를 보내게 됐다. 장홍성 어불도소망교회 목사는 “집집마다 자녀들이 찾아와 온 동네가 떠들썩하고, 어렸을 때 이웃사촌이었던 사람들 찾아뵙느라 바글바글했는데 올해는 동네 어르신들이 뵐 때마다 한숨부터 쉬신다”며 “도시에 있는 자녀들에게 티는 못 내지만 아쉬움이 적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목회자들은 예년 못지않게 풍성하고 온기 넘치는 추석 명절을 위해 분주하게 채비에 나서고 있었다. 김상진 목사는 “아들이 없는 집은 설이든 추석이든 당일 저녁 늦게야 딸내외가 도착하는 경우가 많아 매년 사모와 함께 송편과 고기 한 근을 들고 어르신을 찾아뵙곤 했다”면서 “올해는 찾아봬야 할 집이 늘어나 ‘동네 아들’ 노릇을 톡톡히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 목사는 “매번 홀로 명절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선물도 드렸는데 이번 추석에는 포장해 둔 마스크를 들고 만나러 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엔 심방 가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2m쯤 떨어져 기도를 해드리는데 헤어질 때 자녀들 건강을 위한 기도제목을 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교회에 돌아오고 나서도 한참을 기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해남 어불도소망교회 장홍성 목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던 시기와 달라진 농어촌 교회에 대한 인식도 전했다. 장 목사는 “3~4월만 해도 도시의 자녀들이 부모님께 ‘위험하니 교회에 가지 마시라’고 연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오히려 목사에게 연락해 ‘우리 부모님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얘길 전한다”고 소개했다. 이 목사도 “최근 태풍이 잇따라 발생했을 때 자녀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어르신들의 안부를 전했는데 ‘가족 같은 목사님이 계셔서 다행이다’란 말을 들으면 참 뿌듯했다”며 “요즘엔 어르신 병원 모셔다 드리고 함께 짜장면 한 그릇 먹을 때가 그렇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영상의 끝자락에 목회자들은 정겨운 소망을 전했다.

“부모님을 만나 효도할 수 있는 그날까지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장 목사) “고향의 부모님 위해 기도하실 때 지역 주민과 고향마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김 목사)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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