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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재외공관 원격 국감

손병호 논설위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과거 국정감사 때 외유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재외 국민들 잘 챙기라” 등의 하나 마나 한 주문을 하러 전 세계 곳곳의 공관을 찾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작 국감을 하는 시간은 짧고, 외유성 일정이 더 길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관 직원들도 국감 자체보다는 의원들 의전에 더 신경을 쓰곤 했다. 장거리 비행과 호텔 숙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 상임위 가운데 국감 예산도 제일 많이 썼다. 국내에서 하는 국감은 TV로 생중계돼 의원들이 제대로 국감을 하는지 감시할 수 있었지만, 해외 국감은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시민단체들로부터 해외에 직접 나가지 말고 화상으로 국감을 진행하고 국감 장면도 중계하라는 요구가 계속 제기돼 왔다.

그런데 외통위가 올해 재외공관들에 대해 진짜로 화상을 통한 원격 국감을 벌이기로 28일 결정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나가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외통위가 해외 현지 국감을 취소한 것은 1995년 14대 국회 때 해외 국감을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당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개국의 경우 외교적 중요성 때문에 해외에 있는 대사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국감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 역시 부적절하다고 판단, 화상 국감으로 대체됐다. 국감 장면도 중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이라도 국감의 질은 더 높아져야 한다. 이동시간을 아낀 만큼 감사 대상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의원들은 과거처럼 시간에 쫓겨 수박 겉핥기 식으로 감사할 게 아니라 국내에서 하는 국감처럼 공관들의 문제점을 제대로 따지기 바란다. 그렇게 해야 현지 직원들이 긴장감을 갖고 외교 활동에 나서고, 성추문과 같은 말썽도 피우지 않을 테다. 원격 국감으로 혈세를 아끼고, 감사의 질은 높이고, 직원들도 의원 모시기보다 본업에 충실하면 ‘윈윈윈 국감’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성과가 좋으면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계속 원격 국감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타 상임위도 지방 소재 피감기관에 대해선 원격 국감을 도입해봄 직하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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