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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릴까 봐 못 쉬어요”…추석연휴 ‘자진반납’ 하는 알바생들

‘단기 알바’ 찾아 나서는 직장인도

연합뉴스

서울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안모(26)씨는 지난 주말 무거운 마음으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추석 때 집에 갈 수 없다”는 전화를 걸었다. 한식집 주차요원으로 6개월째 일하며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는데 추석에도 계속 근무를 해야 할 상황에 놓여서다.

안씨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매출 급감으로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들도 하나둘씩 해고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가 먼저 해고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니 추석에도 나와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생겼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용 한파로 추석 때도 나와서 일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추석 때 쉬었다가 알바에서 해고될까 염려된다는 취업준비생부터 단기 알바라도 구해 쉬는 날 용돈벌이라도 나선다는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31)씨는 유통업을 하는 지인의 권유에 사흘간 PC방 단기 알바에 나선다. 권씨는 “PC방에 과자나 라면 등을 납품하는 일인데 일당이 10만원이라 바로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항공 관련 업종에서 일하다 지난 7월부터 무기한 휴가를 통보받은 A씨(38)도 마찬가지다. 그간 택배 보조 알바를 해왔는데 명절 때 택배회사마저 쉬면서 일감이 끊겨버렸다. 그는 “추석 선물 배송 보조 알바를 했었는데 추석 단기 알바는 그보다 시급이 높아서 마냥 쉴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득이하게 고향에 내려가야 하는 데도 점주 눈치가 보여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대학생 김모(22·여)씨는 지난달 폭우로 침수된 친척집 복구작업을 도와주려 충남 예산에 하루만 다녀올 예정이다. 김씨는 “사장님이 추석 때도 평일처럼 근무해야 한다고 강조해서 다음 달 2일 하루만 아침 일찍 다녀오려고 한다”고 했다.

연휴를 자진 반납하는 알바생들을 바라보는 업주들의 심경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강남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규호(52)씨는 “워낙 경기가 어려워 인력도 최소화할 겸 되도록 직접 나와 근무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지웅 김지애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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