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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신대 창의적 집단지성, 대학 강의 틀을 바꾼다

교수 일방향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 주제 발표와 토론에 중점

박요한(가운데)씨가 지난달 29일 침례신학대 김경옥 교수의 ‘문화와 영성’ 강의 시간에 ‘우리 삶 속에서의 영성이란’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은 영상으로 강의에 참여했다. 침신대 제공

대전 침례신학대 신학대학원 신학과 1학년인 박요한(27)씨는 추석 연휴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전공과목인 ‘문화와 영성’ 시간에 ‘우리 삶 속에서 영성이란’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씨는 일주일 전 김경옥 교수가 발표주제와 함께 제시한 참고자료 10개 중 영성 훈련가인 달라스 윌라드의 책 ‘영성훈련’을 선택해 관련 주제와 그동안 배운 수업 내용을 연결했다.

영성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확인하고 삶 속에서 추구해야 할 영성의 방향을 고민해 자료를 만들었고 15분간 발표했다. 이후 온라인으로 발표 내용을 들은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박씨는 4일 “2학기 ‘문화와 영성’ 시간은 학생들이 조사,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 같은 수업은 스스로 생각한 바를 정리할 수 있는 데다 지평도 열리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침신대는 올 2학기 특별한 수업 방식을 도입했다. ‘창의적 집단지성 수업’인 C-LTM이다. 창조적(Creative) 배우기(Learning) 생각하기(Thinking) 멘토링(Mentoring)의 영어 약자다.

교수가 다수의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강의하던 기존 교육과 달리 학생별 능력에 맞춘 ‘자기 주도 학습’, 학생 간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한 ‘토론 중심 수업’이다. C-LTM 모델은 김선배 총장이 만들었다. 김 총장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을 때 학생 맞춤형 1대 1 교육을 경험했다.

김 총장은 “교수로 갔지만, 자존심을 내려놓고 수업에 참여했다. 교수가 제공한 30개 참고자료를 기반으로 매주 4000자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는데 나 자신의 견해를 넣는 게 어려웠다”면서 “1년간 수업을 받으면서 창의력 향상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총장에 취임한 김 총장은 지난해부터 1년간 교수학습지원센터와 상담심리학 교수의 자문을 받아 C-LTM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강의실은 자유토론이 가능한 카페형으로 꾸몄고 전자 강의가 가능하도록 카메라와 음향 설비도 구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C-LTM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전자 강의실이 있으니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비대면 수업으로 발 빠르게 전환했지만, 일방향 강의라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졌다. 2학기부터 자원한 교수들의 강의에 C-LTM 방식을 입혔다.

어려움도 있었다. 교수의 강의 부담이 가중됐다. 학생이 다양한 관점에서 지식을 창출하도록 도와야 했고 학생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창의적 사고를 유도하는 학습 촉진자 역할까지 해야 했다.

매주 강의계획서엔 학년과 학위 과정에 맞춰 수준별 10개 정도의 참고 자료를 내놔야 했고 일주일 네 번은 정해진 시간에 연구실을 지켜야 했다. 학생들이 교수에게 언제든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도입한 ‘오피스 아워’제도다. 수업 시간마다 교수는 발표자와 질문자를 평가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비중은 줄었다.

교수는 힘들었지만, 학생들은 ‘공부하지 말라고 해도 공부를 하게 됐다’며 호응했다. 박씨는 “학생 입장에서 너무 좋은 시도다. 전통적 교육방식은 틀 안에서 배우는 데 그쳤다”며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보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사상을 정립하고 관점의 영역도 넓혔다”고 했다.

김 총장은 전국 40개 신학교가 소속된 초교파 신학교육기관협의회인 전국신학대학협의회(KATTS)에 C-LTM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 총장은 지난 7월 KATTS 회장에 선임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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