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 찾아가는 ‘구제사역 생활운동’으로 진짜 이웃되기

[코로나19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문화로 소통하는 동일교회 <2>

당진 동일교회 성도들이 지난 7월 교회에서 후원받은 물품을 포장하고 있다.

지난 6월 ‘일반 국민의 개신교인에 대한 인식’ 조사가 진행됐다. 국민은 불교와 가톨릭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선을 보내지만, 개신교에 대해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거리를 두고 싶은’(32%) ‘사기꾼 같은’(29%) ‘이중적인’(30%) 등의 이미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원하는 종교의 역할은 복수응답에서 51%가 ‘봉사활동의 주체’였다. ‘사회적 약자 보호’(50%)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39%) ‘사회적 갈등 중재’(28%) ‘사회적 가치 수호’(27%) ‘경제적 기부’(26%) ‘사회연대 독려’(19%) 등이 뒤를 이었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힘들고 지친 현실에서 종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52%로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힘들 때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45%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종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동일교회의 커피 나눔 사례를 소개한 포스터.

코로나 시대에 종교가 한 역할에 관해 묻자 “종교가 한 역할이 없다”고 대답한 분들이 72%였다.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 봤다. 향후 종교전망에 대한 질문 앞에 45%가 종교의 위상은 ‘낮아질 것 같다’고 했다. ‘이번을 계기로 종교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향으로 집회를 찾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는 답도 있었다.

종교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에 대한 응답은 ‘자체 부정부패’(65%) ‘집단 이기주의’(55%)였다. 사회인이 바라는 종교인의 이미지는 ‘성숙한 인격’(77%) ‘높은 도덕성’(68%) ‘봉사와 기부’(36%)였다.

교회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는커녕 사회에 혐오적 집단으로 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가슴 떨리는 자료가 아닐 수 없었다. 새벽에 기도 방에 들어가 내 양심에 손을 얹고 하나님을 묵상했다. 하나님은 참 불쌍하신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눈물을 가릴 수 없었다. 대한민국은 지구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적적인 복을 받은 나라임에 틀림이 없는데 너무도 빠르게 식고 타락해져 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교회를 생각하면 예수님이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종교집단 같다는 서늘함을 느낀다. 왜일까. 두렵기만 하다.

이웃에게 나눠주기 위해 포장한 과일.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올해 내내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써 왔던 일은 이 말씀을 실행하는 것이었다. 이 답답하고 암울한 질병의 창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무엇인가를 해보자 하는 생각에서 결정했다. 성도들에게 매주 한 가정을 찾아가는 구제 사역 생활운동을 시작해보자고 했다. 성도들이 기뻐서 확 달려들 줄 알았다. 그렇지만 쉽지 않았다.

사실 내 부모님도 알뜰히 돌봐 드리지 못하는 세상인데 누구를 돌본단 말인가. 바쁘고 상황이 어렵고 등등 주말을 내놓는 일은 처음부터 장벽이 많았다. 매월 구제와 선교와 꿈을 위해 ‘1-1-1’ 헌금을 적극적으로 설득해갔다. 이 헌금은 각 1만원 단위로 드리는 헌금인데 목적에 맞도록 지출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지하면 점점 참여자가 많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직접 시간과 물질과 봉사를 행동으로 담아내기는 쉽지 않다. 마음으로는 선한 일을 하고 싶은 의지를 다 갖고 있다. 그러나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땅치 않다.

교회 지도자는 자신이 옳은 생각을 하고 정당하고 합리적인 일이라면 성도들이 호응하리란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아무리 선하고 옳은 일이라 할지라도 호응하고 동참하기까지는 설득과정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저항을 극복하고 참여자로 세우기까지 인내와 포기하지 않는 지속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한 해 동안 노력한 결과 이제는 2개 마을을 책임지게 됐다. 이후 자연스럽게 구제 사역을 펼치는 그룹이 생겨났다. 생활 물품을 가지고 가거나 반찬을 정성스럽게 장만해 온 마을의 가정을 맡아 조건 없이 찾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노약자를 섬기는 일로 시작했다가 모든 이웃을 섬겨보자는 생각으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쑥스러워하며 불편하다고 등을 밀어내던 분들이 매주 쉬지 않고 찾아뵙게 되니 ‘아들보다 낫다’며 기다리시고 꾸러미를 준비했다가 내주시는 분들도 생겨났다. 집안에 들어가 부엌도 정리해 드리고 집 안 청소도 도와 드리고 생필품도 사다 드렸다. 한번은 80대 어르신이 대파를 팔지 못해 한숨을 쉬시기에 꿈에도 상상 못 한 밭떼기 농작물 매입도 했다.

착한 행실은 이제 점점 재미를 더해가는 분위기다. 섬기는 가정도 늘어가고 지원 물품도 점점 더 멋스러워져 가고 있다. 자꾸 찾아가다 보니 이웃이 정말 이웃이 돼가는 분위기를 느낀다. 착한 행실을 위해 달려가는 성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래서 목회는 힘들다가도 할 만하다. 멋진 일이다.

이수훈 당진 동일교회 목사

[코로나19 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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