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기 퇴원… “코로나 겁내지 말라”했다 역풍

마스크 벗고 ‘엄지척’ 등 돌발행동

미국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퇴원해 5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층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양복 상의 주머니에 넣은 뒤 엄지를 치켜들거나 거수경례를 해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돼 3박4일간 입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자마자 마스크를 벗은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퇴원했다. 이날로 미국 대선까지 29일밖에 남지 않았다. 마음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운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퇴원 직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곧 선거 캠페인에 돌아올 것”이라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박4일간의 입원을 끝내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그는 백악관 2층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고 엄지를 치켜들거나 거수경례를 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려는 의도겠지만 마스크를 벗은 것은 코로나19 환자로서 무책임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백악관 안에서 치료를 받으며 트위터나 영상 메시지 등을 통한 선거운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2차 TV토론에 출연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미국 마이애미주 선거 유세를 마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새벽(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발이 묶인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는 현장 유세를 확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을 만류하는 참모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퇴원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깜짝쇼’를 한 것도 퇴원을 고집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입원을 강권했던 의료진의 타협이라고 전했다.

숀 콘리 주치의는 퇴원 전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팀과 나는 모든 평가를 거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그의 의학적 상태가 그의 퇴원을 동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24시간 둘러싸고 있는 집(백악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콘리 주치의는 이번 주말까지가 관건이라며 “만약 다음 주 월요일까지 대통령의 상태가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더 좋아진다면 우린 최종적으로 크게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자신의 퇴원을 알리는 트위터 글에서 “코로나19를 겁내지 말라”고 쓴 것도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코로나19를 겁내지 말라.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AP통신과 NYT 등은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또다시 경시했다고 비판했다. 감염 경험을 바탕으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강조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방역수칙을 무시하라고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된 후 자신의 완치 경험을 앞세워 코로나19를 너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통령 의학고문 스콧 애틀러스와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날 집단면역론을 지지해온 의학계 인사들을 초청해 회의를 가졌다며 트럼프 정부가 집단면역 방안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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