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어기고 업무 재개한 트럼프 “코로나 걸린 건 신의 축복”

백악관 직원 추가 확진 우려 고조… 미군 수뇌부 감염 확산도 현실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정원을 배경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의 한 장면으로 퇴원 다음 날인 6일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영상에서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건 신의 축복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이틀 만인 7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보고를 받으며 공식 업무를 재개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소 10일의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것이다. 백악관 직원들의 추가 감염 위험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브라이언 모겐스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에서 허리케인과 경기부양책 협상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방금 허리케인 델타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면서 “(허리케인 피해가 우려되는) 텍사스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와 루이지애나의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와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야 간 진행되는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았다. 전날 경기부양책 협상을 전격 중단시켰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입장을 바꿔 국민들에 대한 현금 지원과 항공산업 지원 등 부분적인 경기부양책은 “서명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환자의 자가격리 규정을 깼다”면서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의 주거시설에 머물기를 원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에서는 대통령 측근과 직원들 14명이 이미 확진을 받아 감염 공포가 커지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크리드 베일리 백악관 인사보안실장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태라고 이날 보도했다. 베일리 실장은 지난달부터 병원에서 투병해 왔으나 백악관은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백악관에 이어 군 수뇌부의 감염 확산도 현실화되고 있다. 4성 장군인 게리 토머스 해병대 부사령관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2일 합동참모본부 회의에 다녀왔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찰스 레이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이 확진 판정을 받자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대거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퇴원 후에도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건 신의 축복이었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모두가 여러분의 대통령과 같은 치료를 받기를 원한다”면서 병원에서 처방받은 리네제론의 항체치료제를 거론한 후 “믿을 수가 없었다” “즉시 상태가 좋아졌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신의 축복” 발언을 했다. 자신이 감염돼 리제네론의 치료제를 썼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내가 받은 걸 여러분이 받게 하고 싶다. 나는 무료가 되게 할 것이다. 여러분은 돈 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대통령이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리네제론의 치료제를 치료법으로 제시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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