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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세계식량계획

한승주 논설위원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이 공급되는 세상이지만 매일 밤 6억9000만명이 여전히 식사를 거르고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이보다 훨씬 많은 세계 인구의 3명 중 1명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기아와 영양실조 종식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가운데 하나다. ‘굶주리는 사람은 사라져야 한다’는 뜻의 ‘제로 헝거(Zero Hunger)’.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최우선 과제다.

1961년 설립된 이 기구는 전쟁 중이거나 가난한 나라의 굶주린 사람을 돕는 데 앞장서 왔다. 지난해 1억명에게 도움을 줬다. WFP의 재원은 세계 각국과 민간단체에서 자발적으로 내는 기여금이다. 매년 300만~400만t의 식량을 구입해 긴급 구호가 필요한 곳에 보낸다. 식량 지원뿐 아니라 질병 퇴치 등 보건환경 개선 활동도 한다. 북한에도 95년부터 인도주의 식량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발전 이전인 68년부터 84년까지 12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으나 지금은 지원하는 나라가 됐다.

WFP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식량은 부족한 위기 상황이다. WFP는 기아 퇴치와 분쟁지역 평화를 위한 환경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상위원회는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식량이 혼란에 맞서는 최고의 백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예멘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남수단 부르키나파소 등은 폭력 분쟁과 팬데믹이 겹치면서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의 숫자가 극적으로 증가했다.WFP의 식량 지원이 이들의 코로나19 면역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연말이 되면 전 세계 기아 인구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증가할 것으로 WFP는 경고했다. 내년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WFP에 노벨평화상이 돌아간 이유도 여기 있다. 다가올 혹독한 식량 위기 앞에서 국가나 개인이 굶주리는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때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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