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깨진 화천 ‘ASF 무사고’… 주범은 야생 멧돼지 유력

11일 16차 발생 후 추가 사례는 없어… 주변 생수공장 없어 피해는 적을 듯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강원도 화천군의 양돈 농장에서 지난 11일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출입 통제 초소 앞에 서 있다. ASF는 지난해 9월 국내 첫 발생 이후 1년여 만인 지난 8일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의 양돈 농장에서 재발했고, 이곳에서 약 2㎞ 떨어진 다른 농장에서 11일 추가로 발병했다. 연합뉴스

1년간 이어졌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무사고’ 기록이 깨진 원인으로 야생멧돼지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차와 16차 발병 지역인 강원 화천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ASF 감염 야생멧돼지가 발견된 지역이다.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5차 확진 사례가 나온 지난 9일은 지난해 마지막 확진(14차) 이후 정확히 365일이 지난 시점이다. 강원 철원군 소재 도축장을 예찰하던 중 화천군의 한 사육돼지 농장에서 출하한 개체가 폐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밀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즉시 해당 사육돼지 농장에서 기르던 940마리를 살처분했다. 아울러 반경 10㎞ 이내에 있는 사육돼지 농장 2곳의 1525마리도 예방적 살처분 조치했다.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며 검사해봤더니 11일 한 곳에서 ASF 감염 개체가 나왔다. 16차 확진까지 이어진 것이다.


농식품부는 방역 단계를 가장 높은 단계로 격상하며 대응에 나섰다. 72시간 동안 경기·강원 지역에 이동제한조치(스탠드 스틸·Stand Still)를 발령했다. 이와 함께 전국 사육돼지 농장을 일제 소독하고 경기·강원도 인접 시·군 14곳에 위치한 358곳은 정밀 검사했다. 다행히도 추가 확진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확진 사례 발생과 매몰로 인한 침출수 피해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생수제조공장 옆에 감염된 사육돼지를 파묻었던 지난해 사례와 달리 강원 화천군에는 생수제조공장이 없다.

잠잠하던 ASF가 갑작스레 사육돼지 농장을 덮친 원인으로는 야생멧돼지가 1순위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이후 추가 확진이 없었던 사육돼지 농장과 달리 야생멧돼지는 지속적으로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11일 기준 760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강원 화천군이 290건으로 가장 많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야생멧돼지 확진이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인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식수 위협하는 살처분 또… 10년전 ‘침출수 악몽’ 잊었나
[단독] ‘돼지열병’ 4700마리 생수공장 옆에 파묻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