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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모이기를 힘써라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변호사


2020년 8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특정 교회와 목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면서 ‘방역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세력에게 공권력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라’고 했다. 정부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하고, 전국 교회의 대면 예배를 금지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이 교회를 비판하고 언론은 이를 집중 보도해 교회가 마치 코로나 확산의 주범인 양 부정적 인식을 국민에게 심었다.

코로나 발생 이후 정부는 국민 건강과 복지를 이유로 경찰국가의 수단들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국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진단검사, 확진자 추적 및 격리, 사생활에 대한 정보 취득과 국가기관 간 공유 등의 수단을 동원하고 집회와 종교의 자유, 직업활동의 자유를 통제하는 등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매우 폭넓게 제한하고 있다.

종교는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 및 올바른 삶에 대한 대답을 추구한다. 종교의 자유는 양심의 자유, 신체의 자유와 함께 인권 보장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기본권이고 신앙의 자유, 신앙고백의 자유, 종교 집회·결사 등 신앙실행의 자유를 내용으로 한다. 종교의 자유는 국민 건강이라는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헌법 제37조 제2항). 그러나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고, 종교 집회의 자유는 집단적 표현의 자유의 성격을 가지므로 그 제한은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정부의 방역수칙을 어긴 교회가 있다면 마땅히 그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특정 교회의 잘못을 기독교 전체의 책임으로 돌려선 안 된다. 특정 음식점이나 영화관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모든 음식점과 영화관의 영업을 정지하지 않는 것과 같이 특정 교회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모든 교회의 대면 예배를 금지해선 안 된다. 필요하다면 교회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지도·감독을 했으면 충분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대부분 교회의 대면 예배까지 금지시킨 것은 헌법상 비례원칙 및 책임원칙에 위배된다.

지하철, 해수욕장, 수십만 명의 여행객이 오고간 특정 지역 등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곳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거의 없다. 상식적이지 않다. 정부는 코로나 환자의 동선을 확인하면서 그런 곳에 대해선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아니한 반면, 동선 중 교회가 확인되면 그곳 교인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발표했다는 주장도 있다. 코로나의 지역 감염이 만연한 상태에서 피조사자 수를 늘리면 확진자 수는 증가하기 마련인데, 교회 예배와 관련 없는 확진자가 교회발로 발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를 코로나19로 부르자 하고, 서울 이태원 코로나 보도에 대해선 성소수자 인권을 거론하면서 사회적 낙인을 찍어선 안 된다던 정부다. 그런 정부가 교회를 타깃으로 삼아 코로나 검사를 하고 교회를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인 양 발표했다면 이는 공정치 못한 마녀사냥식 낙인찍기이고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성경은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고 말씀한다(히브리서 10장 25절). 대면 예배는 영적 감화나 코이노니아 측면에서 인터넷 예배와 비교할 바 아니다. 대한민국 건국과 민주주의 발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교회는 하루빨리 대면 예배를 정상화해야 한다. 그리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물론 방역수칙은 철저히 지키고 코로나 확산 방지에 앞장서면서 말이다.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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