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 지원서로 공사 이사된 청와대 행정관… “행방 묘연”

농어촌공사 “변호사 자격자 유일”

사진=연합뉴스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의 ‘핵’으로 부상한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주요 항목을 빈칸으로 놔둔 지원서를 내고도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행정관은 2018년 6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한 지난해 10월까지 1년4개월여를 농어촌공사에서 비상임이사로 근무하며 월 250만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 전 청와대행정관이 한국농어촌공사에 제출한 지원서의 일부 모습.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행정관의 농어촌공사 입사지원서 일부를 15일 공개했다. 9개 항목 중 5개 항목이 빈칸이었는데 ‘관련 분야 논문 발표’ ‘연구 및 과제 수행 주요 업적’ ‘관련 분야 국가발전 기여 업적’ ‘기타 업적 및 활동 사항’ ‘포상 실적’ 등이 빠져 있었다. 이 전 행정관은 지원서에 “귀 공사가 현 정부와 유기적인 협조로 현 정권이 약속한 공약이 적절한 시기에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표기했다.

이에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어촌 관련 경력 사항이 부실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지원자 중 유일한 변호사 자격 소지자인 점을 고려해 3배수 추천 과정을 통과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농어촌공사는 13명 지원자 중 9명을 추려내는 과정에 관여했다. 이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명을 최종 임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블라인드 면접을 하라고 했더니 부실한 지원서를 바탕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했다”며 “이 전 행정관의 여권 내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한 정황증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행정관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하기 훨씬 전부터 여권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이 전 행정관은 옵티머스의 지분 9.8%를 보유한 주주였다. 옵티머스가 무자본 인수·합병(M&A)한 ‘해덕’의 사외이사이기도 했다. 남편은 수천억원을 끌어모은 혐의로 구속된 윤모 옵티머스 사내이사다.

국회 정무위는 오는 23일 예정된 종합 국정감사에 이 전 행정관을 증인으로 세우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아직 그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존 주소지로 증인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송달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출석요구서가 출석 요구일로부터 7일 전인 16일까지는 송달돼야 한다. 정무위 관계자는 “경찰에 소재 파악을 요청했지만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동우 이가현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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