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전격 방미… “굳건한 韓·美동맹” 두 번 강조한 靑

전작권 전환·방위비 분담금 등 미묘한 갈등 봉합하려는 의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4일(현지시간)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면담 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트위터에 이 사진과 함께 “친구이자 동료인 서 실장을 만나 반가웠다”는 글을 올렸다. 미 국가안보회의 트위터 캡처

미국을 전격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4일(현지시간)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한·미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면담 이후 “굳건한 동맹”을 두 번 강조했다. 이는 최근 전시작전권 전환, 방위비분담금, 화웨이 제재 등으로 양국 사이에 생긴 미묘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서 실장이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하고 최근 한반도 정세 및 한·미 양자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으며, 양측은 한·미동맹이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사령탑인 서 실장의 미국 방문은 지난 7월 취임 후 처음이다. 강 대변인은 “이번 방미는 비핵화 등 북한 관련 문제를 협의하고 동맹 주요 현안 조율 등 양국 NSC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16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등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와 주요 싱크탱크 인사들도 만난다.

청와대는 짧은 서면 브리핑에서 ‘굳건한 동맹’을 두 차례 강조했다. 방위비나 전시작전권 등 오랜 쟁점에 더해 최근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두고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자 미 국무부가 “한·미는 동맹이자 친구로서 지속적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우회 반박한 바 있다. 또 지난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 관계를 ‘냉전 동맹’이라고 표현하자 미 국무부가 “한·미동맹은 안보 협력을 넘어서는 관계”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지난 7~8일 방한을 예정했다가 취소하고 일본에서 열린 미·일·호주·인도 4국 쿼드(Quad) 회의만 참석했다. 중국 통신기업인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미국 측의 당부에 한국 외교부는 “민간이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양국 현안 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후속 조치 등 북·미 관계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 제안을 한 시점을 전후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연쇄적으로 미국을 찾았다. 여기에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서 실장까지 미국을 찾으면서 국내 외교 안보라인이 한 달 사이에 미국을 집중 방문한 셈이다. 미국 대선 국면에서 남북 및 북·미 관계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대화 기조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북·미 관계의 급진전인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깜짝쇼)의 불씨가 아직 살아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다음 달 3일(현지시간)인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열세인 선거전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북·미 대화 급진전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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