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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할 줄 ㅠㅠ” 승기 취한 동학개미들, 공모주선 연일 죽쒀

상장 후 급락에도 나홀로 사들여… 대박 쫓다가 평균 손실률 24%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상장 직후 하루 만에 22%가량 폭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나홀로’ 4000억원 이상 사들이며 손실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빅히트는 이달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종목 가운데 2위에 올랐고, 앞서 상장된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도 10위 안에 들었다. 개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공모주 시즌’에선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개인은 빅히트를 403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1위는 현대차(4607억원)이고,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은 각각 4위(1549억원), 6위(1185억원)다. 상위 10위권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힌 공모주 종목이 모두 포함됐다.

문제는 세 종목 모두 상장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에 실패한 데 이어 지난 16일 22.3%가량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져 최고가(종가 기준)보다 44% 하락했고 SK바이오팜도 같은 시점 대비 30% 가까이 급락했다. 즉 대어 공모주를 산 개미(개인투자자)의 손실이 불을 보듯 뻔해진 것이다.


특히 빅히트의 경우 하락폭이 커 ‘추격 매수’를 하다가 손실을 봤다는 개미들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거래일간 개인들의 빅히트 평균 매입 단가는 26만300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6만2500원가량 비싸다. 단순 계산하면 개인들의 평균 손실률은 24%나 된다.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게임즈나 SK바이오팜처럼 상장 다음 날까지는 상한가를 찍을 줄 알고 30만원에 샀는데 이제 망했다”는 성토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빅히트를 각각 831억원, 13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의 경우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도 이달 들어 1560억원, 1508억원씩 팔아치웠다. 빅히트 역시 아무 때나 팔 수 있는 기관 미확약 물량이 92만6000여주이고, 1개월 확약 물량이 31%(132만2000주)에 달해 기관의 ‘팔자’로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모주 청약에서 개인은 여전히 불리해 더 쉽게 피해를 본다는 지적도 있다. 증거금이 부족해 청약에 실패한 개인들이 상장 직후 폭등한 가격에 추격 매수하다가 손실을 입는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청약 증거금이 높을수록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투자자 배정 방식의 개선을 논의 중이다.

이번 빅히트 사례가 추후 대형 공모주 상장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LG화학에서 분할되는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 게임업체 크래프톤 등이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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