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석연찮은 공기관 옵티머스 투자 경위부터 캔다

농어촌공사·전파진흥원 직원이 의문 제기했는데도 투자 이뤄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자료를 바라보고 있다. 김 의원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NH투자증권의 펀드 판매는 물론 5000억원 규모의 태국 발전사업 투자 과정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의 옵티머스자산운용 투자 경위를 철저히 살펴보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검찰은 관련 로비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주말 동안 압수물 분석을 통한 로비 의혹 물증 확보에 주력했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에는 전파진흥원, 한국농어촌공사, 남동발전 등이 투자했거나 투자를 시도했었다. 실제 공공기관이 투자한 금액만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각 공공기관이 투자를 하게 된 경위 및 투자 과정에서 로비는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에서 실무자들이 옵티머스 상품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는데도 그대로 투자가 이뤄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1월 30억원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공사 측은 당시 NH투자증권이 제안한 수익률이 다른 회사들보다 높아 투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을 보면 당시 공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며 상품 신빙성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농어촌공사 사외이사로 재직했었다.

전파진흥원의 최모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전파진흥원 기금 670억원의 투자를 결재해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최 전 본부장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가 2017년 최 전 본부장과 부부 동반으로 3박4일 여행을 다녀온 정황도 포착했다. 또 최 전 본부장 딸이 정 전 대표가 대표로 있던 골든코어라는 회사에서 일한 사실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 전 본부장은 불법적인 금전 거래는 없었고 여행경비는 각자 지불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에 총 1060억원을 투자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전파진흥원 경인본부 및 대신증권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파진흥원의 부실 투자 의혹이 제기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최 전 본부장은 견책 처분을 받은 후 지난 1월 전파진흥원 경인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검찰은 전파진흥원 직원이 2017년 6월 옵티머스 직원과의 통화에서 매출채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통화녹음 파일도 확보했다. 옵티머스 직원은 “(전파진흥원) 윗분과 대체투자본부 대표님이 상의하신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파진흥원의 투자금 중 830억여원은 대신증권을 통해 투자됐다.

이밖에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남동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동발전 측은 지난 3월 13일 옵티머스와 5100억원 상당의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의를 했다. 이후 같은 달 31일 사업 추진에 적합 판정을 했다. 이는 검찰이 확보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도 등장한다. 검찰 관계자는 “각종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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