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여리고 기도 행진’… 날 내려놓고 지역사회 섬기다

이웃 위한 기도·섬김 실천하는 주님기쁨의교회

서울 송파구 주님기쁨의교회 김대조 목사와 부교역자, 교구장들이 ‘언텍트 여리고 기도 행진’ 깃발을 들고 교회 주위를 침묵으로 기도하며 행진하고 있다.

“의자도 150석이나 늘고 내일 성도님들 만날 생각하니 기뻐요.”

지난 17일 토요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영동일고등학교 체육관. 부목사와 평신도들이 1m 간격을 두고 200여개의 의자를 배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600석 예배당을 50석으로 줄여 현장 예배를 드렸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이후 첫 주일 준비에 다들 들뜬 표정이었다.

주님기쁨의교회(김대조 목사)는 매주일 영동일고 체육관을 예배당으로 쓴다. 월~금요일은 학교가, 일요일에는 교회가 사용한다. 매주 예배를 위해선 학교 강당을 세팅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600개의 의자를 배치했다. 주보 안내대부터 헌금함, 악기와 강대상, 이동식 스피커, 교회 표어와 이달의 말씀이 적힌 대형 현수막까지 설치되면 학생들이 이용하던 강당은 경건한 예배당으로 탈바꿈한다.

김부관 장로는 “매주 예배에 필요한 기물을 설치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린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QR코드와 열 체크 장비까지 챙겨야 하는 수고로움이 더해졌지만, 예배 진행부 소속 장로들과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매주 배정된 다락방 순장과 순원들은 기쁨으로 함께 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안의 교회는 그 흔한 간판조차 붙어 있지 않다. 주일이면 경광봉을 들고 주차 안내를 돕는 봉사자와 교회 입구에 세워둔 배너 입간판이 이곳이 교회라는 것을 짐작하게 해줄 뿐이다.

김대조 목사는 2006년 청년 10여명과 함께 ‘주님이 주인 되신 교회’를 꿈꾸며 교회를 개척했다. 당시 재건축이 진행 중이던 지역 아파트 단지에 학교가 건립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 목사는 매일 청년들과 함께 공사장 주변 땅을 돌며 기도했다. 주님기쁨의교회는 2007년 영동일고 지하 소강당 ‘은혜 채플’에서 설립 예배를 드렸다. 다음세대를 향한 관심과 투자, 한 영혼을 제자 삼는 제자훈련으로 주님기쁨의교회는 13년 만에 1800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지역 경제 살리는 ‘러브 터치’

학교 강당을 이용하다 보니 ‘모이는 공간’으로서 제약이 따랐다. 교인들이 모여서 기도하거나 소그룹 모임을 할 장소가 부족했고, 평일에도 기도하고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주님기쁨의교회는 지난 4월 송파구 삼전동에 비전센터를 매입했다. 교회는 비전센터를 오픈하며 지역경제 살리기에 앞장섰다. ‘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겨야 하고, 교회가 있으므로 주변 지역이 좋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교회 안에서 성도들끼리 떡을 나누며 축하하는 대신 교회 밖 주변 음식점 30여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5000원 쿠폰을 제공했다. 일부 가게에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업체별로 쿠폰 수량을 분산해 성도들에게 나눠줬다.

주도련 권사는 “외부에서 식사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지혜롭게 포장을 하거나 배달을 이용했다. 국가에서 소상공인을 지원하기에 앞서 교회가 먼저 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도로서 큰 기쁨을 누렸다”고 말했다. ‘러브 터치’ 사역은 성도들은 물론 지역 상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상인들은 “어려운 시대에 교회가 도와줘서 고맙다. 교회에 대한 벽이 낮아진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리고 기도 행진

주님기쁨의교회는 지역을 품고 기도하는 ‘여리고 기도 행진’도 13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침묵하며 6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여리고성을 돌았듯이 지역을 위해 침묵으로 기도하며 행진한다.

김대조 목사는 “우리가 사는 이 지역을 마음에 품고 땅을 밟으며 행동하는 기도를 해보겠다는 결단으로 ‘여리고 기도 행진’을 시작했다”며 “이 기간을 통해 우리 개개인 인생의 견고한 여리고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땅을 밟는 곳마다 지역이 더욱 좋아지는 등 하나님의 일하심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 거점인 침묵 기도 구간에서 본대가 유튜브와 화상 시스템으로 연결된 국내외 성도, 파송된 선교사들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

코로나19로 올해는 ‘언택트 여리고 기도 행진’으로 진행됐다.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처음으로 시도된 ‘언택트 여리고 기도 행진’에는 해외에 있는 성도들과 10여개국에 파송된 선교사들이 각자의 사역 현장에서 동참했다.

현장에서는 목회자들과 장로, 교구장들이 중심이 돼 본대를 이뤘다. 새벽 4시 40분에 예배를 드린 본대는 교회 밖으로 나와 ‘여리고 기도 행진’ 글씨가 새겨진 깃발을 든 채 말없이 기도하며 50여분간 행진했다.

500여명의 성도들은 유튜브와 화상 시스템 줌을 통해 참여했다. 각자의 집 안이나 주위를 돌면서 침묵 기도를 하며 ‘여리고 기도 행진’에 동참했다. 채팅방에는 국내 10개 도시, 해외 14개국 18개 도시에서도 참여하고 있다는 인증샷이 올라왔다. 공간과 시차의 제약을 넘어 코로나19의 여리고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순영 집사는 “실시간으로 전 세계와 하나가 됐다는 게 너무 벅찼다. 주님의 생각은 예측하기 힘들고 우리의 생각보다 크고 놀라우며 한계가 없으심을 깊이 깨달은 ‘여리고 기도 행진’이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번 기도행진을 통해 코로나19로 갇혀 있는 생각의 틀을 달리하게 됐다. 오랫동안 모이지 못했던 우리의 한계를 랜선으로 넘어섰다”면서 “우리는 제자가 돼 세상을 변화시키는 공동체다. 교회가 있어 지역사회는 좋아져야 한다.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섬기고 기도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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