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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BTS 택배 보이콧… 中 정부가 개입 루머도

윈다 이어 위엔퉁·중퉁도 배송 중단 해관총서 “새 지침, 사실 아니다”

연합뉴스

택배 보이콧에서 시작된 중국의 방탄소년단(BTS)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물류업체 윈다에 이어 위엔퉁과 중퉁도 BTS 상품 배송을 중단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이들 업체가 ‘배송 중단은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의 새로운 지침 때문’이라고 설명한 게시글이 퍼지면서 중국 당국이 ‘BTS 때리기’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해관총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의 BTS 택배 보이콧 논란은 중국 5위 물류업체 윈다가 전날 올린 공지글에서 시작됐다. 윈다는 한국지사 계정을 통해 “BTS 굿즈 배송 문의가 많다”며 “BTS 관련 배송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윈다 측은 배송을 중단한 사유에 대해 구체적 언급 없이 “원인은 우리가 모두 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모두 아는 것’은 BTS의 한국전쟁 70주년 관련 발언으로 해석됐다. BTS는 지난 7일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며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중국 일부 누리꾼은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표현이 중국을 모욕했다며 불매운동에 나섰고, 이를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가 보도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의 ‘항미원조전쟁’으로 부르고 있다. 오는 25일 항미원조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은 애국심을 자극하는 행사와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열린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전시를 참관했는데, 이 자리에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과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모두 참석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일부 중국 네티즌은 BTS 발언을 계속 문제삼고 있고 여기에 기업들이 가세했다. 이 때문에 윈다의 BTS 상품 배송 중단 선언을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윈다는 중국 온라인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후 또 다른 물류업체 위엔퉁과 중퉁도 BTS와 연관된 제품을 배송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특히 중퉁 웨이보 계정에 “BTS 파문 영향으로 해관총서가 인쇄품 등에 대한 감독을 엄격히 하는 새로운 정책을 마련했다”는 글이 올라와 ‘BTS 때리기’에 정부가 나섰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 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계정에서 삭제됐다. 문제가 된 해관총서 지침은 이미 2007년에 발표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해관총서는 BTS 때문에 새로운 지침을 마련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여러 설이 퍼지면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BTS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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