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과로사 와중에… 부산서 택배 기사 극단적 선택

유서에 “갑질 피해·생활고” 호소


택배 노동자의 과로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이번엔 생활고에 몰린 택배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만 11번째 발생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고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20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오늘 새벽 3∼4시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50대 후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 진해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6시8분쯤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 로젠택배 하치장에서 A씨(50)가 목을 매 숨진 것을 회사 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택배 개인사업자인 A씨는 워드 작업으로 A4 용지에 프린트된 2장, 자필로 작성한 4장 등 총 6장의 유서를 남겼다.

A씨는 유서를 통해 과도한 권리금을 내고 택배 일을 시작했고, 자동차 할부금 등을 내고 나면 월 수입이 200만원에도 못 미쳐 생활고를 겪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대리점에서 당한 갑질 피해를 고발했다. A씨는 “이런 구역은 소장(기사)을 모집하면 안 되는데도 (대리점은) 직원을 줄이기 위해 소장을 모집해 보증금을 받고 권리금을 팔았다. 수수료도 착복해 (나는) 부당한 피해를 봤다”고 적었다. 자필 유서 1장은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을 적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A씨가 생활고에 몰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가족과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양이 의원은 “비대면이 늘어나면서 택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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