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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아도 되나” 고창 70대·대전 80대도 접종 후 사망

인천 고등학생 이어 벌써 3명째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20일 시민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전북 고창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던 70대가 숨진 채 발견돼 보건 당국이 연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전북 고창과 대전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노인 2명이 잇따라 숨져 보건 당국이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올해 들어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에 이른 사례는 벌써 세 번째다. 아직 독감 백신이 이들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되지 않았지만 백신을 맞기 두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고창군 상하면 한 주택에서 A씨(78·여)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오전 9시쯤 동네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백신은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가 우려되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니다. 숨진 A씨는 홀로 살고 있으며 생전 고혈압과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 보건 당국은 “A씨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씨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절차도 유족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와 같은 백신 맞은 환자 중 현재까지 이상 반응을 보인 다른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

대전에서도 80대 남성이 독감 백신을 맞은 지 5시간 만에 숨져 시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 경우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간차가 크지 않아 아나필락시스 쇼크(특정 물질에 대해 몸이 일으키는 과민반응)일 가능성도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서구 관저동에 거주하는 B씨(82)가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3시쯤 숨졌다. 그는 숨지기 5시간 전인 오전 10시쯤 동네 의원에서 독감 백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은 한국백신사의 독감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를 접종했는데, 최근 백색입자가 발견됐던 물량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시 보건 당국은 B씨의 사망과 백신 간 연관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B씨가 지병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독감 백신과 관련한 사망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시민들은 독감 백신을 맞아도 될지 불안해하고 있다. 올해는 독감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추가된 사망 사례를 질병관리통합보건시스템을 통해 접수해 조사 중이면서도 아직 독감 백신의 문제로 연결짓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사망한 인천 17세 고교생에 대해 부검을 진행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관련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북도 관계자도 “현재까지 독감 백신 접종이 직접적 사망원인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현재까지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전주=김용권 기자, 대전=전희진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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