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죽음… ‘해피엔딩’ 교육이 필요하다

수서교회 ‘죽음 논문’ 당선자 발표

황명환 수서교회 목사(가운데)가 20일 서울 강남구 교회에서 죽음논문 공모 수상자들과 함께 손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서교회 제공

현대사회는 죽음을 의료진의 일로 축소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아니더라도 병실에서 홀로 임종을 맞는 일이 낯설지 않다. 교회 역시 죽음을 상조회 등에 넘긴 채 뒷전에 물러나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으로만 역할을 축소해 가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죽음 교육을 통해 교회의 본질인 신앙을 되돌아보고 교회에서 체계적인 죽음 교육을 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수의 성도가 원하지만, 교회의 준비 부족으로 다루지 못하는 죽음 교육의 세부 내용 역시 공유됐다.

수서교회(황명환 목사)는 수서문화재단 부설 이폴(EPOL)연구소와 함께 20일 서울 강남구 교회에서 ‘제3회 죽음 논문공모 당선자 시상 및 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상자만 참석했고, 외부엔 발표회 영상을 편집해 시차를 두고 공개할 예정이다.

최우수상은 ‘공적 신앙을 위한 죽음 준비교육’이란 제목의 논문을 투고한 광주 생명의숲교회 김영효 목사가 받았다. 김 목사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죽음은 생산과 반대되는 개념이기에 금기시되고 터부시되며 은폐됐다”면서 “죽음을 두려워하고 어떻게든 피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교회도 뒤따라가면서 과거 교회가 맡았던 죽음 교육이 매우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또 “기독교는 전통적으로 죽음을 단순히 소중한 사람을 잃고 애도하는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신앙공동체 전체의 공적 사건으로 여기면서 좋은 죽음을 목표로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교육의 시간으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신앙 형성을 위한 죽음 준비교육의 모델로서 생명의숲교회에서 10주간 진행한 ‘해피엔딩스쿨’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성찰,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 생각해보기, 내 인생의 감사 리스트와 버킷 리스트, 내가 남긴 신앙의 유산 되돌아보기, 믿음의 선조들 순교지 답사, 가족과 성도들과 함께 공유 등의 순서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김 목사는 “죽음의 영역을 사적 공간에서 공적 신앙 형성의 장으로 끌어올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수상은 박미경 목사의 ‘죽음 교육을 실천하는 교회의 교육목회 커리큘럼’ 논문이, 장려상은 박인조 목사의 ‘기독교 교육과정에 따른 신앙교육으로서의 죽음 교육’과 이숙희 목사의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 교육’ 논문이 각각 받았다.

수서교회는 2018년 ‘과학은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가’와 지난해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나’ 등의 주제로 논문을 공모했다. 황명환 목사는 “교회가 죽음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듯하지만, 성숙한 사회인보다도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기독교의 핵심이 죽음과 천국인데 이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목사는 “교회 안에서 신앙이 강화된 죽음준비 교육이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구축돼야 한다”면서 “내년에도 죽음과 관련된 주제로 논문 공모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