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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팔아도 10만대, 압도적 1위’ 그랜저 잘 팔리는 이유

가성비 대비 대체할 차량 없어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국내 시장에서 4년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는 2017년 이후 매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꾸준한 인기몰이로 현대차의 내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갈수록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도가 높아지는 시대에 보여준 성과여서 그랜저의 ‘왕좌 유지’는 의미가 남다르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내수판매 통계를 보면 그랜저는 올해 1~9월 11만3810대가 팔려 차량별 판매 1위에 올라 있다. 같은 기간 6만6716대가 판매된 2위 기아자동차 K5와는 4만대 이상의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어 사실상 순위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부분변경 모델 출시 후 10개월 동안 월별 내수판매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뚫고 단 8개월 만에 10만대를 돌파하며 세단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랜저는 2016년 11월 6세대 모델 출시 후 4년 연속 10만대 이상 판매에 성공했다. 2017년 13만2080대, 2018년 11만3101대에 이어 지난해에도 10만3349대가 팔렸다.

그랜저는 SUV 수요가 높아진 시기에 일종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차로 평가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SUV와 같은 큰 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면서 중형급 이하 세단이 외면받는 시대”라며 “준대형급인 그랜저는 패밀리카이면서 세단을 원하는 이들의 실질적인 선택지가 됐다”고 말했다. 가격 대비 빼어난 상품성을 지닌 그랜저를 대체할 차량이 없는 것도 인기 비결로 거론된다. 그랜저는 3000만~4000만원대에 판매되지만 다양한 첨단·편의사양을 기본 장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동급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볼보 S90 등과 비교해 가격·옵션 경쟁에서 유리하다. 국산차 중에선 기아차 K7을 제외하면 마땅한 경쟁 모델도 없다.

그랜저는 부분변경과 함께 과감한 디자인 변화를 거쳐 ‘올드한’ 이미지에서도 탈피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6세대 그랜저의 주요 구매 연령층은 50·60대(50%), 30·40대(46%) 순이었다. 올해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30·40대(48.6%)가 50·60대(47.5%)보다 많이 구매했다.

그랜저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 주간주행등이 일체형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시동이 꺼졌을 때 그릴의 일부처럼 보이는 ‘히든 라이팅 램프’를 적용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구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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