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허용 확대 정부안, 여성 건강도 위협”

‘엄마와 태아가 모두 행복할 수는 없을까’ 세미나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태아가 살면 대한민국이 살고 태아가 죽으면 대한민국도 죽는다”고 외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사회·경제적 사유가 인정되면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정부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해 법적·의학적·생명윤리학적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한 자리가 마련됐다.

행동하는 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엄마와 태아가 모두 행복할 수는 없을까’라는 주제로 1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주수의 낙태를 반대하지만, 불가피하게 입법을 해야 한다면 낙태 허용 주수를 임신 10주 이내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자보건법의 의학적 문제를 지적한 홍순철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의학적으로 임신 20주 이전에 태아 사망 등으로 인한 임신 종결을 유산, 임신 20주 이상을 조산(조기 분만)으로 정의한다”면서 “임신 20주 이후의 낙태는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임신 10주 이후의 낙태를 자유롭게 한 정부의 개정안은 여성의 건강도 위협한다”며 “임신 중기 이후의 낙태는 골반염과 불임 등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법을 개정해야 한다면 낙태를 임신 6주까지 허용해 낙태를 최소화해야 한다. 여성이 임신 6주 이후 4주간 상담, 숙려 기간을 통해 낙태 여부를 결정하게 해야 한다”며 “사회·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는 임신 10주 미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취현 변호사(보아즈 사회공헌재단)는 “개정안에서 숙려 기간이 24시간으로 지나치게 짧아 형식화될 수 있다”며 “‘사회·경제적 사유’는 지극히 추상적인 용어로 구체적 기준을 추단할 만한 어떤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상담 기관의 절차나 내용에 대한 구체적 규범이 부재한 상태에서 상당 기간 혼란 및 남용이 예상된다”면서 “무제한 낙태 허용의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인 박정우 신부는 “태아 생명의 가치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동시에 지켜지도록 출산 친화적인 법과 제도,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혼모가 익명으로 출산과 입양을 하도록 하는 ‘비밀출산법’, 아기의 아빠가 양육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한 ‘양육 비이행 책임법’ 등을 만들고, 경제적 이유로 낙태하지 않도록 양육비나 교육비 등에서 획기적인 혜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기독문화연구소 권우현 변호사는 바람직한 개정 입법안의 방향에 대해 “여성계의 입장, 즉 처벌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낙태죄의 주체를 태아의 부모로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현행법 태도를 유지하되 태아의 생물학적 부 혹은 법률적 부가 모의 의사에 반하는 낙태 권유를 한 사실이 인정될 경우 임산부와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제안한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낙태와 관련한 숙려 기간을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된 시점부터 2~4주까지 부여하고, 의사자격증을 보유한 상담원을 통해서만 상담이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 방안도 제시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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