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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은 장관의 부하 아니다” 윤석열 작심 비판

“두 차례의 수사지휘는 위법 부당… 문 대통령, 임기 지켜라 메시지”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작심한 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 인사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두 차례에 걸친 수사지휘가 위법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추 장관은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반박했다. 또 윤 총장이 검사 비리를 보고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합동 감찰하라고 지시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또 충돌하는 모양새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법무부 장관은 정치인이고, 정무직 공무원”이라며 “검찰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라고 하는 것이 정치인 지휘에 떨어지게 되고, 검찰의 정치적 독립은 먼 일이 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달 19일 추 장관이 라임 로비 의혹 사건 등에서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데 따른 평가를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총장은 “수사지휘권은 장관이 의견을 낼 필요가 있을 때 검찰총장을 통해 하라는 것이지 특정 사건에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다수 법률가들이 검찰청법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님과 쟁탈전을 벌이고 경쟁하고 싶지 않아 쟁송 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근거·목적 등에서 (장관의 수사지휘가)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못박았다.

윤 총장은 “사기꾼이다 뭐다 이렇게는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만 중범죄를 저질러 장기형을 받고 수감 중인 사람들의 얘기 하나를 가지고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찰을 공박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널A 강요 미수 사건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건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의 일방적 주장이 ‘검찰 흔들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라임 사기 사건에서 검사·야권 비리에 대한 소극적 지시 의혹 등에 대해 “무슨 근거로 검찰총장이 부실 수사에 관련돼 있다고 발표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검은 지난 18일 법무부 발표에 대해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윤 총장은 논란이 됐던 ‘중상모략’이라는 표현에 대해 “중상모략이란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표현”이라고도 했다.

윤 총장은 여권에서 제기되는 거취 압박과 관련해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 “임면권자인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 나왔을 때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전해주셨다”며 “흔들림 없이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추 장관은 국감 진행 도중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반박성 글을 올렸다. 또 윤 총장이 지난 18일 ‘중상모략’이라는 입장으로 반박했던 사안에 대해서는 대검찰청 감찰본부까지 나서서 합동으로 감찰하라고 지시했다. 검사 비리를 보고받았는지 여부, 야당 정치인 사건 수사지휘가 미온적이었는지 여부를 보다 확실히 가리라는 취지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명백한 수사개입 목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사실관계를 설명한 사안인데 또다시 감찰이 지시됐다는 얘기다.

한편 라임 사건을 수사해 온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이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리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윤 총장의 라임 수사 지휘 미흡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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