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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트윈데믹

한승주 논설위원


트윈데믹(twindemic). 쌍둥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트윈(twin)과 감염병 대유행을 말하는 팬데믹(pandemic)이 합쳐진 말이다.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와 독감이 한꺼번에 확산되는 경우다. 코로나19와 독감은 같은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고열 기침 등 증상이 유사하다. 트윈데믹이 오면 둘 중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는 것부터가 힘들어진다. 독감 백신을 접종하면 증상이 비슷할 때 코로나인지 독감인지 구분이 쉬워진다. 또 트윈데믹으로 환자가 급증하거나 뒤섞이면 의료체계에 큰 혼란이 온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독감 예방 접종을 꼭 해달라고 주문하며, 무료 접종 대상자를 작년에 비해 대폭 늘렸다.

그러나 독감 유행 계절이 오기도 전에 백신 접종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백신 상온 노출, 백색 침전물 발견 등으로 상당량의 백신이 폐기되고 접종이 중단되더니, 급기야 사망자까지 나왔다. 23일 오후 1시 기준으로 무려 36명이 백신 접종 후 갑자기 숨졌다. 백신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망자가 늘면서 국민의 불안감은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당국이 못 미더워 스스로 접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고 등교 수업을 대폭 늘렸다. 소비 진작을 위해 공연 영화 체육 관련 소비 쿠폰도 22일 재개했다. 그러나 23일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 수는 155명.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1단계 기준인 일일 확진자 50명을 세 배나 웃도는 수치다. 독감 예방 접종 창구는 백신 공포로 발길이 뚝 끊기고, 코로나 확진자는 세 자릿수로 돌아섰다. 이러다간 정말 트윈데믹이 올 수도 있겠다 싶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그런데도 개인이 알아서 옷 따뜻하게 입고 마스크 잘 하고 다니는 것밖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계절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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