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선교사 이송 ‘에어앰뷸런스’ 떴다

기침 해외선교회, 1억여원 비용 부담

지난 18일 중앙아시아 A국 공항 활주로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오요셉 선교사와 그의 아내 최안나 선교사를 한국으로 이송하기 위해 에어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아래 사진). 오 선교사 부부는 격리설비를 갖춘 에어앰뷸런스의 침상에 누워 한국에 들어왔고 일주일 만에 상태가 호전됐다. 기침 해외선교회 제공

지난 18일 중앙아시아 A국 공항에서 작은 비행기 한 대가 떴다. 단 2명의 탑승객은 의자 대신 격리설비가 갖춰진 침상에 누웠고 2명의 의료진과 기장, 승무원 등이 여정에 함께했다. 비행기는 10여 시간을 날아 다음 날 인천국제공항에 내렸다. 탑승객 2명은 공항에 대기하던 앰뷸런스에 올라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으로 이동, 음압병동에 입원했다.

탑승객 2명은 A국에서 30여년간 사역해 온 오요셉 선교사와 그의 아내 최안나 선교사다. 오 선교사는 현지인 사역자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고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틀 뒤 아내도 코로나19 양성 결과가 나왔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오 선교사는 고혈압과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 아내는 산소포화도가 정상수치인 95~100%보다 한참 아래인 80%까지 떨어졌고, 산소호흡기를 낀 채 이틀간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오 선교사는 지난 14일 파송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의 해외선교회(FMB)에 긴급 연락했다. “평생 고생만 한 아내를 이런 식으로 보내고 싶지 않다”며 한국 이송을 요청하는 메시지엔 당시 오 선교사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FMB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사장은 SNS로 긴급 이사회를 열었지만 비용이 부담됐다. FMB는 재난 사고 등 위험에 처한 선교사를 돕기 위해 보험을 들었지만 전염병은 보험 대상이 아니었다. 더구나 전염병 환자를 이송하려면 에어앰뷸런스를 이용해야 했다. 오 선교사 부부를 이송하는 데 1억4850만원이 소요된다는 견적이 나왔다. 1차 이사회 결과는 부결이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 협조했다. A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의사를 통해 오 선교사 상태를 확인했다. ‘두 사람 모두 위중하고 가급적 빨리 후송하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긴 의사 소견서를 총회에 보냈다.

오 선교사의 긴급 요청 후 하루 만에 FMB이사회는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FMB의 신속한 결정은 2000년 도입한 위기관리기금 덕분이다. 이재경 FMB 회장은 “당시 회장이던 유병기 목사가 미국 남침례교 해외선교부(IMB)의 위기관리 운영자금 모델을 도입했다. 선교사에게 보내는 교단 후원금 중 1%를 기금으로 적립했고 7억원가량 모였다”고 설명했다. 오 선교사 소식을 들은 교단 소속 교회들도 자발적으로 위기관리기금 조성에 나섰다. A국에서 오 선교사와 동역한 타 교단 B선교사는 “오 선교사는 한국교단 사상 코로나19로 첫 에어앰뷸런스를 탄 셈”이라며 “기침 교단의 통 큰 결정은 교계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선교사와 최 선교사도 한국교회와 교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오 선교사는 25일 SNS 인터뷰를 통해 “기침이 너무 심해 불면의 밤을 보냈는데 한국에 들어온 뒤 상태가 좋아져 오랜만에 숙면도 취했다. 아내도 회복 중이라 다음 주중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많은 분들의 기도와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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