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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부턴 전립선암 증상 없어도 PSA 검사 받으세요

환자 3분의 2가 진단 때 무증상

이승주(왼쪽)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중년 남성에게 전립선암 발병과 원인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모(56)씨는 얼마 전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온 건강검진을 받았다. 혈액 검사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살핀 결과 전립선암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전립선 조직검사에선 암이 발견되지 않았다. 의사는 6개월 뒤 재검사 받을 것을 권했다.

최씨는 조직검사를 다시 받고 싶지 않았다. 항문 쪽으로 초음파 기계가 들어왔던 불편감과 조직 채취용 바늘이 여러 차례 전립선을 찌르고 그때 마다 느낀 통증이 자꾸 떠올라서다.

고민하다 6개월 뒤 수면 내시경 검사처럼 잠자는 상태에서 조직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학병원을 찾았다. 통증 없이 10~15분 내에 검사가 이뤄졌다. 암이 전립선에만 머무른 국소 단계로 확인돼 로봇으로 제거수술을 받았고 현재 건강을 되찾았다.

말기까지 증상 없는 경우도

정상 성인 남성의 전립선은 20g 가량의 호두알 정도 크기로 방광 아래쪽, 직장의 앞쪽에 있다. 여기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전립선암이 근래 급증하면서 남성암 4위에 올랐다.

26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전립선암 신규 발생은 1만2797명으로 2007년(5570명)에 비해 10년새 2.3배 증가했다. 육식·인스턴트식 등 서구적 식생활의 증가, 인구 고령화, 건강검진의 활성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립선암은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다. 암이 많이 진행됐거나 전립선비대증이 동반된 경우 배뇨 곤란, 빈뇨, 혈뇨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이승주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센터장은 26일 “전립선암 환자의 3분의 2는 진단 당시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말기까지도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뼈로 암이 전이돼 아프거나 소변이 안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증상이 없더라도 50세 이상이거나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을 경우 정기 건강검진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립선암 선별 검사로는 혈중 PSA 수치를 측정하는 게 기본이다. PSA는 우리 몸에서 전립선에만 존재한다. 전립선암 진단이나 추적 관찰에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정상 기준은 3ng/㎖ 미만이다. 전립선암 가족력이나 비만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40대 이상, 위험요인이 없으면 50대 이상에서 1~2년에 한 번씩 PSA 검사를 받는게 좋다.

이 교수는 “특히 아버지가 전립선암이었으면 자신도 암 가능성이 크므로 40세부터 PSA 수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PSA 값이 정상 범위에 들더라도 높은 축에 속하면(2ng/㎖ 이상) 1년에 한 번씩, 그 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2년마다 검사받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립선암이 크게 증가하자 조기 진단을 위해 PSA 검사를 국가암검진 사업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보통 혈중 PSA 수치가 2.5~3ng/㎖ 이상으로 나오거나 의사가 장갑 낀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선을 직접 만져 보는 검사(직장수지검사)로 딱딱한 뭔가가 만져질 경우 최종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조직검사는 초음파 장비를 항문(직장) 안에 삽입하고 영상을 보면서 바늘로 전립선을 여러 번 찌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검사 시간은 10~15분 정도로 짧지만 마취를 거의 하지 않아 직장으로 초음파 기계를 넣고 조직 검출을 위해 바늘이 전립선을 통과할 때 순간적인 통증이 느껴진다. 환자들이 검사 도중 움직이는 등 불편해하거나 검사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기존 조직검사 정확도 50% 안돼

보통 전립선 12군데를 바늘로 찔러 조직을 채취한다. 하지만 초음파 영상으로 전립선암과 정상 조직을 완전히 구분할 수 없어 검사 정확도는 50%가 채 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첫 조직검사에서 암이 검출되지 않아 3~6개월 후 재검사를 권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교수는 “PSA 수치가 3~10ng/㎖정도로 나와도 암 진단 확률은 20~30% 수준, 10ng/㎖ 넘게 높게 나와도 진단율은 50% 안팎에 그친다”고 했다.

일부 대학병원은 전립선 조직검사의 암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초음파 영상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실시간으로 융합해 3차원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3D MRI·초음파 퓨전 영상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바늘이 들어가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초음파 영상에 암 의심부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MRI를 덧입힌 융합 영상을 보면서 조직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한 대학병원 연구에 의하면 이 검사법의 암 진단율은 평균 71.4%로 기존 검사법(평균 25~35%)에 비해 정확도가 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빈센트병원 등 대학병원 5곳 정도가 이 장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교수는 “전립선암은 고형암(덩어리암)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초음파나 MRI 영상에서 암이 잘 안 보인다. 퓨전 영상을 활용한 조직검사가 암을 구분하는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은 2012년부터 전국 최초로 전립선에 수면 조직검사(진정치료시스템)도 적용하고 있다. 수면 내시경 검사에서 쓰이는 진정제 ‘프로포폴’을 투여해 잠시 수면을 유도하고 그 사이 전립선을 바늘로 찔러 조직 채취 작업을 하는 것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긴밀한 협진 하에 안전하게 이뤄진다. 환자들은 직장으로 초음파 장비가 들어가는 불편함과 전립선 조직을 뗄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통증에 대한 두려움을 피할 수 있다. 의료진은 환자가 움직이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원하는 부위의 조직 채취를 정확히 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초기인 경우 위험성이 낮고 진단 후 10년 안에 사망할 확률도 낮다. 전이가 안됐을 경우 로봇이나 복강경 수술을 통해 제거 가능하고 5년 생존율은 100%에 가깝다. 암이 주변으로 퍼졌다 하더라도 약물(호르몬치료제)이나 방사선 치료율이 높은 편이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선 고지방식과 탄 음식 섭취를 줄이는 대신 신선한 야채와 제철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도움된다. 특히 토마토가 전립선암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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