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아픔 보듬은 123년 사역 고스란히

의학발전·독립운동에 기여 ‘동대문교회 백서’ 발간 예배

원성웅 서울연회 감독(가운데)이 25일 서울 꽃재교회에서 열린 ‘동대문교회 백서’ 발간 기념예배에서 동대문교회 복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아래는 1800년대 말 동대문교회가 있던 언덕의 모습. 현재는 동대문성곽공원이 조성됐다. 서울연회 제공, 국민일보DB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서울연회(감독 원성웅 목사)가 ‘동대문교회 백서’를 발간하고 25일 서울 꽃재교회에서 감사예배를 드렸다. 서울연회는 백서 발간을 통해 선교와 의학발전, 독립운동에 큰 기여를 한 동대문교회의 역사적 의미를 홍보하고 복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2014년 서울시의 서울성곽 복원계획에 따라 철거된 동대문교회 터에는 동대문성곽공원이 조성됐다. 교회는 1891년 설립된 뒤 한자리에서 123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철거 후 기감 서울연회를 중심으로 수차례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백서는 모자 관계였던 메리 스크랜튼과 윌리엄 스크랜튼 선교사가 의료사역을 펼쳤던 볼드윈시약소에서 시작한 동대문교회의 창립 이야기는 물론이고 담임목사였던 호머 헐버트 선교사와 손정도 목사의 활약상도 소개한다. 일제강점기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김상옥 의사와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김학순 할머니 등 교인들의 사연도 실었다.

백서는 역사학자인 이덕주 감신대 은퇴교수와 최태육(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소장, 황미숙(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이 공동 집필했다.

이 교수는 이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역을 하며 민족의 아픔을 싸맸던 동대문교회가 정작 동대문에서 사라진 게 무엇보다 안타깝다”면서 “건물만 사라진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진행된 역사적 가치들까지 소실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어 “백서를 통해 동대문교회의 가치를 알리고 교회가 걸었던 정신을 회복하는 운동이 시작돼야 한다”면서 “백서가 널리 읽혀 동대문교회의 정신을 회복하고 복원할 수 있는 초석을 닦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대문교회 철거는 성곽 복원 계획 초창기부터 반발을 불렀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이 2009년 “성곽 복원을 위해 동대문교회를 철거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교회를 지키려던 노력은 좌절됐다. 보상 과정에도 문제가 많았다. 당시 교회를 담임하던 A목사가 교단을 배제한 상태에서 서울시와 보상 협상을 한 게 들통난 뒤 출교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원성웅 감독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서울시와 기감 서울연회가 역사 복원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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