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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버블’ 요구 항공업계, 안전한 나라끼리 2주 격리 면제될까

상공만 도는 관광 상품은 임시방편… 확진자 진정안돼 ‘시기상조’ 의견도


코로나19 방역이 우수한 국가 간 별도 격리 없이 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을 도입하자는 항공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도착지 없이 상공만 도는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다만 국내 확진자 수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홍콩 중국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과 트래블 버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모범 국가끼리 일종의 방역 안전막(버블)을 합쳐 버블 안에선 여행객의 자유로운 교류를 허용하자는 협약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 15일 아시아에서 최초로 트래블 버블에 합의했다. 국내 업계는 여객 수가 90% 이상 급감한 지난 4월부터 정부에 트래블 버블 체결을 건의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역 단계가 낮아지고 국민의 여행 욕구가 높아지면서 정부, 정치권 내 트래블 버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남수 인천공항 사장 대행에게 트래블 버블 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임 사장 대행은 “내년 초엔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업계는 관광비행, 특가상품 등을 출시하는 걸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관광비행은 첫 티켓 판매일엔 20분 만에 항공권이 매진되는 등 이목을 끌었지만 이후 나온 상품들은 인기가 다소 식은 상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근본적으로 비행 상품은 여행, 출장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로 오락적 의미를 갖긴 어렵다”며 “대안은 트래블 버블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방역의 어려움이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확진자가 들어오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여러 부처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확진자 수도 여전히 진정되지 않아 아직 내부적으로 후보 국가들을 추리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보근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도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자가격리 완화나 트래블 버블 등의 논의는 시기상조로 구체적인 계획을 하고 있진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국토부는 관광비행의 면세점 쇼핑 허용 여부를 둘러싼 부처 간 의견을 이번주 내 막판 조율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방침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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