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공수처 재혈투’… 여당 “법안 개정해서라도 연내 출범”

후보 추천위 구성 임박… 난항 예고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낙연(왼쪽) 대표가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의 ‘공수처 맞대결’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몫 추천위원들이 공수처 출범을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공수처 출범 데드라인도 11월까지로 새롭게 못 박았다. 출범이 지연된다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여야 각각 2명에서 여야 구분 없이 4명으로 법안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결사항전 의지를 내보였다. 여기에 예산안·민생법안 처리와 라임·옵티머스 특검안 같은 굵직한 현안이 맞물려 있어 실제 공수처 출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혹시라도 공수처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천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공수처장 임명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잃어버린 100일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며 “야당이 또 꼼수와 정략으로 나온다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공수처 출범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꼼수’에 대해선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숫자의 힘을 앞세운 민주당이 야당 추천위원 두 자리마저 강제로 빼앗겠다고 협박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 한다”며 “공수처장 후보로는 중립·독립적인 인사가 추천돼야 한다”고 맞섰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중립·독립적인 후보를 추천하면 동의하겠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나 조국 전 장관처럼 국민이 자격이 없다고 아우성치는데도 그냥 밀어붙여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공수처장을 추천할 수 있게 하는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해 추천위원을 선임하긴 했지만, 합법적 투쟁은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야당 몫 추천위원으로 임정혁·이헌 변호사를 27일 정식 추천할 예정이다. 공수처장 추천위원은 여당 몫 2명, 야당 몫 2명에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총 7인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지난 7월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를 여당 몫 추천위원으로 선정했다. 추천위원 7명 가운데 6명 이상 동의해야 공수처장 후보가 추천된다. 2명만 반대하면 후보 추천 절차가 표류할 수 있는 구조다.

민주당은 추천 절차 지연 시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해서라도 11월까지 출범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달 안에 공수처 설치가 완료돼야 한다는 게 회의 결론”이라며 “(야당이) 마냥 지연만 한다면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 필요하면 공수처법 개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11월엔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마무리돼야 한다”며 “방해 행위가 재발한다면 당은 주저하지 않고 단호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 조사 방해 의혹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많다”며 “(정식 추천이 된다면) 공수처장 후보로 중립적 인사가 추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임 변호사는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양민철 이상헌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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